최근 국방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중형 자폭드론에 대한 대응책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최근의 분쟁에서 보듯, 저가이면서도 정밀한 타격이 가능한 자폭드론은 기존의 고가 미사일 중심 방어체계를 무력화시키는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저고도 대공방어망을 비집고 침투하는 중형 자폭드론의 위협이 현실화되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새로운 무기체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직충돌 방식의 전용 요격드론 개발을 위한 신속시범사업을 공식적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추진되는 사업의 핵심은 ‘대드론 하드킬 근접방호체계’라는 이름의 신개념 무기다. 기존의 레이더나 고사포 방식과 달리, 아군 방호목표에 일정 거리까지 접근해오는 적의 자폭드론을 요격드론이 직접 찾아내어 충돌시키는 방식이다. 적외선 열추적 탐색기를 통해 표적을 포착한 뒤 물리적으로 부딪혀 파괴하는 원리로, 전자광학 및 적외선 장비를 통해 요격 성공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만약 첫 번째 요격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다른 요격드론이 재차 공격에 나서는 다층 구조로 설계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사업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개발 방식에 있다. 아직 정식 소요가 확정되지 않은 신기술을 빠르게 검증하기 위한 ‘신속시범사업’ 형태로 추진된다는 점이다. 국방과학연구소 부설 국방신속획득기술연구원이 총 170 억 원을 투자해 2 년간 시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군이 성능입증시험을 통해 실전 활용성을 검증하게 된다. 만약 시험 결과가 양호하여 군 활용성이 인정되면, 긴급 소요 제기 등의 절차를 거쳐 후속 사업으로 이어질지 결정된다. 이는 민간의 신기술을 국방 분야에 신속하게 적용하려는 시도이자, 비용 대비 효과가 뛰어난 대량생산형 방어체계로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험이기도 하다.
향후 이 기술이 실제 전력화될 경우, 후방 지역의 사령부, 비행단, 미사일 기지, 발전소, 항만 등 주요 시설을 보호하는 새로운 수단이 될 전망이다. 고가의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격드론을 다량으로 운용함으로써 국방 예산을 절감하면서도 방호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는 시제품 개발과 성능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실제 전장 환경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할지, 그리고 대량 생산 체제가 갖춰질지는 향후 시험 결과를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중형 자폭드론이라는 새로운 위협에 맞서 한국 국방이 어떤 기술적 해법을 제시할지, 그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