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플레이엑스포에서 첫선을 보인 인디 액션 게임 ‘남모’가 1 년이라는 시간 동안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확인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이번 플레이엑스포 2026 에서 공개된 시연 빌드는 단순히 아트워크가 정교해진 수준을 넘어, 전투 시스템의 핵심인 템포와 난이도 조절에 대한 개발진의 고민이 깊어졌음을 보여준다. 특히 기존에 지적받았던 보스전 피로도를 해소하기 위해 보스 배치를 단순 나열식에서 탈피해 중간중간 스토리나 이벤트를 삽입하는 등 리듬감을 살리려는 시도가 눈에 띈다. 이는 플레이어가 보스 레이드를 즐길 때 느끼는 피로감을 어떻게 줄일지, 그리고 동시에 도파민을 주는 순간을 어떻게 극대화할지에 대한 치밀한 계산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게임의 배경이 되는 신라 다크 판타지 세계관은 단순한 역사 재현이 아닌, ‘한’이라는 한국적 정서를 현대적인 게임 메커니즘과 결합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되었다. 실제 역사 기록인 원화 제도와 화랑 제도를 차용하되, 남모와 준정이라는 두 인물의 비극적인 관계를 통해 맹인이 된 주인공이 영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서사를 구축했다. 이러한 설정은 게임 플레이에서도 직접적으로 드러나는데, 영안을 통해 보이지 않던 플랫폼이나 함정을 확인하고 보스의 약점을 파악하여 부위 파괴를 유도하는 시스템은 단순한 액션에 전략적 깊이를 더한다. 개발진은 중국 무협이나 일본 사무라이와 구별되는 한국적 메인스트림을 찾기 위해 신라를 오마주한 가상의 세계를 선택했다고 설명하며, 이 과정에서 경주박물관 자료와 삼국사기 등을 참고한 사실적 기반 위에 판타지적 요소를 입혔음을 밝혔다.
이번 시연 빌드에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부분은 신규 보스 ‘풍월주’전이다. 이전 버전과 비교해 패링뿐만 아니라 점프 회피, 공중전 등 더 복잡한 조작을 요구하는 패턴이 추가되면서 숙련된 플레이어를 위한 도전 과제로 자리 잡았다. 특히 보스의 공격 패턴이 붉게 점등되는 구간에서는 패링이 불가능하며 점프로만 회피해야 하는 제약이 생겼고, 2 페이즈에서는 공중에 뜬 상태에서 보스가 순간 이동하며 일섬을 날리는 치밀한 조작을 요구한다. 이러한 변화는 개발진이 플레이어의 피드백을 수용해 보스전의 난이도 곡선을 다듬고, 단순한 반복이 아닌 새로운 전략적 사고를 요구하는 전투를 설계하려는 의도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는 ‘보스러시’ 장르의 한계를 극복하고 한국적 감성을 입힌 액션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평가된다.
현재 9 명의 인원으로 개발을 진행 중인 길드 스튜디오는 내년 2 월 스팀 데모 공개와 올해 말 크라우드 펀딩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공중전이나 다양한 스킬 시스템 추가가 예고된 만큼, 이번 시연 빌드가 보여주는 방향성이 실제 출시 버전에서 어떻게 확장될지가 관건이다. 특히 보스전 피로도를 줄이기 위한 리듬 조절이 최종 게임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그리고 ‘한’이라는 무거운 주제가 게임 플레이의 재미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는 출시 전까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국내 인디 게임 시장에서 신라를 배경으로 한 다크 판타지가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그리고 이 시도가 한국 게임의 새로운 장르 확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