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개발한 차세대 청정수소 생산기술이 국제표준화기구(ISO)의 공인을 받으며 글로벌 수소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해당 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등재된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이 수소 공급망의 규칙을 만드는 주체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
이는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수출과 표준 주도권 확보에 있어 결정적인 경쟁우위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존 블루수소 생산 방식은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분리하는 복잡한 공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와 비용이 소모되었으나, 한전이 발전 5 사 및 민간 기업과 공동 개발한 차세대 기술은 해당 공정을 생략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그 결과 생산효율은 약 10% 포인트 이상 향상되었고, 최종 생산 비용은 약 30% 수준으로 낮아지는 경제적 효과를 거두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는 29 개월 동안 진행된 단계별 회의와 검토, 그리고 ISO 회원국들의 투표를 거쳐 엄격하게 인증받았다. 2020 년부터 한국중부발전과 함께 개발을 시작해 2022 년 국내 최초로 20kW 급 시스템을 완성한 후, 최근 수소 공급망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방법론 중 수소 생산 부문 표준에 최종 등록되었다.
이는 기술의 우수성이 국제사회로부터 공인받은 결과이자, 탄소중립 전환기를 선도할 수 있는 신뢰의 근거가 된다.
현재 한전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상용화 단계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올해 100kW 급 파일럿 시스템 개발을 마친 후, 2027 년 인천에서 세계 최초로 연간 230 톤 규모의 1MW 급 상용 시스템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연료전지 및 가스터빈과 연계한 지산지소형 청정수소 발전모델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이번 표준 등록이 국가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이 기술이 실제 상용화되는 과정에서 글로벌 파트너십이 어떻게 확장될지이다. 국제 표준 등재는 단순한 인증을 넘어 향후 해외 시장 진출과 기술 수출의 교두보가 된다.
특히 청정수소 가격이 기존 대비 30% 수준으로 낮아진다면, 수소 경제의 경제성 장벽을 낮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이번 한전의 행보가 국내 공기업의 혁신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사회적 가치 실현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모범 사례가 될지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