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데이터센터 건설이 가속화되면서 그 뼈대를 이루는 한국산 철근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무역 통계에 따르면, 4월 기준 대미 철강 수출량이 40만 톤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AI 인프라 확충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 건설에 쓰이는 철근 수출이 11배나 급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과거에는 골칫거리로 여겨졌던 제품이 이제는 핵심 수출 품목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수출 폭증의 배경에는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철강사들이 감산에 나서면서 공급 부족이 발생했고, 이를 메우기 위해 미국 시장이 한국산 철강 제품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50% 에 달하는 고율 관세 장벽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입증된 셈이다. 이는 단순한 물량 증가를 넘어, 한국 철강업계가 고부가가치 인프라 시장에서 차지하는 입지가 얼마나 탄탄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수출 호조는 국내 철강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러한 수혜를 입어 1 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호황이 아니라, AI 시대를 선도하는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장기적으로 한국 철강 산업의 수익성을 뒷받침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철근과 같은 전통적인 철강 제품이 첨단 기술 인프라의 핵심 자재로 재탄생한 점은 산업 구조의 변화를 읽게 하는 중요한 단서다.
앞으로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이 계속 확대될 경우 한국산 철강 제품의 수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관세 정책의 변동성이나 원자재 가격 등 외부 변수에 따른 공급망 재편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시대의 물리적 기반을 닦는 과정에서 한국 철강업계가 차지하는 전략적 가치는 이전보다 훨씬 더 단단해졌으며, 이는 향후 산업 전반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