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축제의 풍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학생들에게 그늘과 휴식을 제공하던 교내의 멀쩡한 나무들과 벤치들이 축제 기간 동안 몽땅 사라지는 이변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무대 설치나 관객 수용을 위한 공간 확보를 넘어, 축제를 둘러싼 학생들의 행동 양식 변화가 물리적 환경까지 바꾸고 있음을 시사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학생증의 암거래 현상이다. 본래 재학생의 신분을 증명하는 용도였던 학생증이 이제는 축제 입장의 필수 통행증으로 기능하며, 이를 둘러싼 암시장이 형성되었다. 연예인 공연을 보기 위해 학생증을 구하려는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면서, 정당한 재학생이 아닌 외부인까지 축제 현장에 유입되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새로운 형태의 알바 시장까지 탄생시켰다. 학생증을 소지한 재학생이 직접 행사장에 가지 않고, 대신 심부름을 맡겨 학생증을 빌려주는 ‘심부름 알바’가 등장한 것이다. 이는 축제가 단순한 학교 행사가 아니라, 특정 연예인을 보기 위한 하나의 이벤트로 변질되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현재 대학 축제는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와 교류보다는 외부 연예인 공연을 중심으로 한 소비 행태가 지배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교내 공간의 활용 방식이 바뀌고, 학생증이라는 신원 증빙 수단이 거래 대상이 되는 등 축제의 본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향후 이러한 경향이 지속될 경우, 대학 축제는 학교 구성원 간의 유대감을 다지는 자리보다는 특정 스타를 위한 유료 공연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