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과로로 인한 산업재해 인정을 신청한 근로자 3명 중 1명만이 실제 산재로 인정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사업주가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는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해 2월까지 접수된 과로사 추정 산재 신청은 총 1992건이었으나, 최종 승인된 사례는 663건에 그쳤다. 전체의 33.3%에 해당하는 이 수치는 과중한 업무나 장시간 노동이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과정이 얼마나 까다로운지를 보여준다.
산재 인정이 되더라도 이를 지시한 사업주의 법적 책임을 묻는 데에는 여전히 큰 장벽이 존재한다. 최근 3년간 산재로 인정된 663건 가운데 사업주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되거나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고용노동부는 심혈관계 질환 등으로 인한 사망의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상 직접 적용할 수 있는 규율 조항이 부족해 사건을 종결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주로 떨어짐, 끼임, 부딪힘 등 물리적 사고 위주로 수사와 처벌이 이루어지는 구조다.
이러한 제도적 한계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에도 반영되어 있다. 현행 법령은 직업성 질병의 종류를 규정하고 있으나, 뇌·심혈관계 질환은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기저질환이나 생활 습관 등 개인적 요인이 과로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사업주의 법 위반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형사사건에서 명확히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도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과도한 업무량과 장시간 노동으로 근로자가 사망하더라도 사업주가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나설 유인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노동 감독의 범위를 확대하여 근로조건과 사업장 운영 실태까지 함께 점검할 수 있는 종합 감독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학영 의원은 과로사 산재가 인정되었음에도 이를 규율하는 조항이 없다는 점이 명백한 제도적 공백이라고 비판하며, 현재 조사·감독 체계가 산업안전보건법 테두리 안에서만 진행되어 근로기준법 위반까지 포괄적으로 다루지 못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향후 과로사 예방을 위해서는 단순한 물리적 사고 중심의 규정을 넘어, 노동 환경 전반을 아우르는 법적 장치의 보완이 시급한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