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금융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은 앤트로픽이 공개한 새로운 인공지능 모델 미토스를 둘러싼 긴급 회동이었다. 단순히 기술적 성능이 뛰어났다는 점 때문만이 아니라, 이 AI가 기존 코딩 도구를 넘어 운영체제와 웹 브라우저의 보안 취약점을 인간 전문가만큼 정교하게 탐지하고 분석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금융 당국의 경계심이 고조되었기 때문이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주요 은행들의 최고 경영자들을 워싱턴으로 소집한 배경에는 미토스가 가진 양면성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 즉, 이 기술이 금융 기관의 숨겨진 결함을 찾아내는 강력한 도구로 쓰일 수 있는 반면, 특정 집단이 이를 악용해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가할 가능성도 동시에 열려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는 앤트로픽이 추진 중인 프로젝트의 성격에서도 엿볼 수 있다. 회사는 아마존웹서비스, 애플, 구글 등 빅테크 기업과 JP모건을 포함한 주요 금융사를 대상으로 ‘프로젝트 글래스윙’을 구성하여 미토스의 프리뷰판을 우선 제공했다. 이는 사이버 보안에 가장 민감한 기업들이 먼저 이 AI를 활용해 기존에 발견되지 않았던 보안 문제를 해결하고 방어 체계를 고도화하도록 유도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이다. 특히 미토스가 인류의 마지막 시험이라 불리는 평가에서 50% 이상의 점수를 기록하며 박사급 인력의 문제 해결 능력을 넘어서는 성능을 입증한 점은, 금융 시스템 전체가 직면할 수 있는 리스크의 규모가 단순한 소프트웨어 오류를 넘어설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의 반응은 이미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졌다. 시티그룹,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등 미국 대형 은행의 수장들이 재무부 본부에 모여 각자의 대비 상태를 점검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을 제외한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는 사실은 금융권 전체가 이 새로운 변수에 대해 공통된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앤트로픽 측이 최근 내부 직원의 실수로 인해 미토스 관련 자료와 클로드 소스코드가 유출된 두 건의 사고를 겪었던 점도 당국의 긴장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부 해킹이 아닌 내부 실수였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초고성능 AI 모델이 공개되기 직전에 발생한 보안 사고는 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에 충분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미토스가 실제 금융 환경에 도입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파급 효과다. 당국이 이번 회동을 통해 은행들의 사이버 방어 태세를 확인했다면, 다음 단계에서는 이 AI를 활용한 공격과 방어 간의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금융 시스템의 근간을 이루는 데이터와 프로세스가 새로운 AI 에이전트에 의해 어떻게 재편될지, 그리고 이러한 기술적 변화가 금융 규제와 감독의 방향성을 어떻게 바꾸게 될지는 향후 시장 흐름을 읽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