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즉 SDV 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이 흐름의 정점에 현대차그룹이 새롭게 공개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가 자리 잡고 있다. 단순한 기술 발표를 넘어, 이 시스템이 왜 지금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지 그 배경을 살펴보면 모빌리티의 미래상을 가늠할 수 있다.
가장 큰 변화는 AI 에이전트의 실질적인 도입이다. 과거의 내비게이션이나 음성 인식 시스템이 사용자의 명령을 일방적으로 수행하는 수준이었다면, 플레오스 커넥트는 포티투닷과 글레오 AI 를 결합해 대화의 맥락과 주행 상황을 종합적으로 이해한다. 운전자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며 속도, 경고등, 연비 정보를 조작 없이 음성으로 확인하게 해주는 것은 이제 기본이 되었다. 이는 대규모 언어 모델이 차량 제어까지 확장되면서, 운전자가 복잡한 메뉴를 찾지 않고도 핵심 정보에 즉시 접근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이러한 기술적 도약은 단순히 편의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생태계 확장을 의미한다. 현대차그룹은 개방형 앱 마켓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다운로드하고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17 인치 초대형 화면은 단순한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정차 시에는 영상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변모한다. 두 개의 앱을 동시에 구동할 수 있는 기능과 운전자의 시선을 전방으로 유지하게 하는 헤드업 스플레이의 배치는, 기술이 어떻게 실제 주행 안전과 편의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번 공개는 5 월 출시될 ‘더 뉴 그랜저’를 시작으로 현대, 기아, 제네시스 등 글로벌 수출 차량에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자사 브랜드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앞세워 확장성을 높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특히 자체 개발한 LLM 모델을 기반으로 AI 인지 및 판단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는 점은, 외부 기술에 의존하던 과거와 달리 독자적인 기술 스택을 완성해 나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시스템이 다양한 부분변경 모델에도 어떻게 확장될 것인가이다. AI 에이전트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차량의 각 부위를 제어하고 최적화하는 단계로 나아갈 때,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사용자의 생활을 보조하는 지능형 파트너로 진화할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시도는 소프트웨어가 자동차의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