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 프린스턴대학교가 133 년간 유지해 온 자율 시험 제도를 폐지하고, 7 월 1 일부터 모든 대면 시험에 감독관 배치를 의무화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단순히 시험 관리 방식의 변경을 넘어, 인공지능 기술의 보편화로 인해 학문적 정직성을 확보하는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재정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과거에는 학생 스스로가 서약서를 작성하고 교수의 감시 없이 시험을 치르는 것이 학문적 자율성의 상징이었으나, 최근 AI 를 활용한 부정행위 우려와 Honor Code 위반 신고율의 감소가 이 변화를 촉발한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번 결정은 교내 교수진이 월요일 회의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으며, 한 표의 반대만 있었을 정도로 합의가 명확했다. 새로운 규정은 기존에 학생 주도로 운영되던 Honor Committee 시스템을 유지하되, 강사가 시험실 내에서 ‘목격자’ 역할을 수행하도록 의무화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강사가 학생들의 행동을 방해하거나 개입하지는 않되, 의심스러운 행위가 포착되면 이를 기록하여 학생 위원회에 보고하는 절차가 추가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과거처럼 교수가 시험지를 나누어 주고 방을 떠났다가 회수하던 방식에서, 외부의 객관적 관찰자가 개입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 변화가 글로벌 관심을 끄는 이유는 단순한 대학의 규정 변경을 넘어, AI 시대에 ‘신뢰’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학생과 교수 간의 암묵적 신뢰가 학업 평가의 핵심이었으나, 생성형 AI 가 시험 문제의 정답을 실시간으로 유추하거나 수정할 수 있게 되면서 이러한 신뢰 기반 시스템의 한계가 드러났다. 실제로 일부 졸업생들은 과거 TA 로 근무할 때, 학생이 시험지를 수정하는 것을 발견하더라도 교수가 개입하지 못해 혼란을 겪었던 사례를 회상하며, 당시의 자율 시스템이 가진 모호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단순한 눈으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정행위를 가려내기 어려워진 현실이 이 제도의 변경을 필연적으로 만들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새로운 감독 시스템이 실제 학업 성취도 평가의 신뢰도를 얼마나 회복시키는지, 그리고 학생들의 자율성 의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다. 7 월 1 일 시행을 앞두고 교수진과 학생 위원회 간의 협력 방식이 어떻게 구체화될지, 그리고 이 변화가 다른 명문 대학들의 시험 정책에도 파급 효과를 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133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유지해 온 전통이 AI 라는 새로운 변수 앞에서 어떻게 변모하는지는, 향후 고등교육 현장의 평가 기준이 단순한 지식 측정을 넘어 ‘과정의 투명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