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년 레드닷 어워드 제품 디자인 부문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총 5 개의 상을 휩쓸며 글로벌 디자인 무대에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특히 기아의 전용 전기차 모델인 EV4 가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은 단순한 호재가 아니다. 이는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디자인센터가 주관하는 세계 3 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이 시상식에서, 전용 전기차 모델로는 역사상 네 번째로 최우수상 영예를 안은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과거 2022 년 EV6, 2024 년 EV9, 2025 년 EV3 에 이어 기아가 4 년 연속 최우수상 수상의 흐름을 이어가며 한국 자동차 디자인의 지속 가능성을 입증한 셈이다.
EV4 가 최우수상을 받은 핵심 이유는 기존 세단의 틀을 과감히 깨뜨린 디자인 접근에 있다. 기아의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바탕으로 한 도전적인 비례와 해치백 형태의 콤팩트한 실루엣은 유럽 시장의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는 실용성을 극대화했다. 단순히 예쁜 차를 넘어, 전동화 시대에 필요한 공간 효율성과 역동적인 주행 이미지를 동시에 잡은 설계가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는 한국 자동차 브랜드가 이제 단순한 기능성이나 가격 경쟁력을 넘어, 감성과 미학을 주도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최우수상 외에도 현대차와 기아는 PV5, 제네시스 GV60 마그마, 모베드, 현대 사원증 케이스 등 총 4 개의 본상을 추가로 수상하며 폭넓은 디자인 역량을 과시했다. PV5 는 미래지향적이면서도 강인한 이미지를 갖춘 패키징으로, GV60 마그마는 공력 설계와 전용 디테일의 결합으로 호평을 받았다. 또한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모바일 로봇 플랫폼 모베드와 사용자 경험을 개선한 사원증 케이스까지 수상한 점은 자동차 브랜드의 디자인 영역이 차량을 넘어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수상은 현대차그룹이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브랜드 고유의 디자인 철학과 미래 비전을 응집하여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지의 결과물이다. 특히 EV4 와 같은 전용 전기차 라인업이 디자인상에서 꾸준히 인정받는 것은, 전기차 시장이 초기의 기술 중심 경쟁에서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 중심의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향후 한국 자동차 브랜드가 어떻게 이러한 디자인 우위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로까지 영역을 확장해 나갈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