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에서 ‘할인’이라는 단어가 주는 매력이 줄어들고 있다. 과거에는 할인율 숫자만 보고 구매를 결정했지만, 최근에는 그 숫자 뒤에 숨겨진 기준 가격이 얼마나 신뢰할 만한지부터 따져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주요 온라인 쇼핑몰 4개사에 가격 할인 표시 방식 개선을 권고한 배경에는 이러한 시장의 변화와 함께 누적된 소비자 불만이 자리 잡고 있다. 단순히 할인율이 높다는 사실만 강조하던 마케팅 방식이, 오히려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다크패턴’으로 작용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실제 최근 4년간 접수된 온라인 쇼핑몰 가격 할인 광고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 2025 년 180 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 같은 숫자 증가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실제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맞닿아 있다. 조사 대상이 된 설 선물세트 800 개 상품 중 12.8% 에 달하는 102 개 상품이 할인 기간에 정가를 인상해 할인율을 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일부 상품은 정가를 기존 대비 2 배 이상, 심한 경우 3 배 이상 부풀려 표시하기도 했다. 쿠팡의 경우 해당 비율이 23.0% 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네이버, G 마켓, 11 번가 순으로 문제가 발견됐다.
시간제한 할인의 경우에도 유사한 패턴이 반복되었다. 535 개 시간제한 할인 상품 중 20.2% 인 108 개는 행사 종료 이후에도 같은 가격으로 판매되거나 오히려 가격이 하락하는 모순적인 상황을 보였다. 이는 소비자에게 ‘지금 사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주지만, 실제로는 언제 사도 같은 가격이라는 사실을 은폐하는 행위다. 17.9% 는 행사 종료 다음 날에도 가격이 유지됐고, 2.2% 는 더 저렴하게 판매되기도 했다. 이러한 관행은 소비자가 할인 혜택을 받은 것처럼 느끼게 하지만, 실제 구매 시점의 가격 변동성을 고려하면 그 혜택이 얼마나 실질적인지 판단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에 따라 공정위와 소비자원은 할인 전 기준가격을 필수로 안내하고, 일반 할인가와 특정 조건 충족 시 적용되는 최대 할인가를 명확히 구분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할인쿠폰 적용 조건과 유효기간 등 주요 정보를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 개선을 요청했다. 플랫폼 사업자에게는 입점 업체에 대한 교육과 자체 모니터링 강화를 요구하며, 향후 지속적인 실태 점검을 통해 허위·과장 표시가 확인될 경우 신속한 시정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번 권고가 단순한 행정 지시가 아니라, 온라인 쇼핑 시장의 가격 투명성을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