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바이오 투자자와 업계 전문가들의 시선이 TIGIT 표적 약물의 연이은 임상 실패로 쏠리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한 두 개의 신약 개발이 좌절된 것을 넘어, 전 세계 제약사들이 동일한 표적에 몰입했던 거대한 산업적 현상이 어떻게 비효율적인 자원 낭비로 이어졌는지를 보여주는典型案例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2026 년 BMJ Oncology 가 발표한 분석 자료는 이 현상을 ‘군집화’라고 명명하며, 약 49,000 명의 환자가 30 억 달러 이상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진행된 이 대규모 임상 시험이 사실은 과학적 근거보다는 경쟁사들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심리적 동조 현상에 의해 주도되었음을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혁신 의약품 개발의 본질적인 딜레마를 드러냅니다. TIGIT 가 실패하는 동안, 오랫동안 ‘약물 개발이 불가능한 표적’으로 여겨졌던 KRAS 유전자를 타겟으로 한 약물들이 임상에서 성공을 거두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레볼루션 메디슨의 다락소라시비와 같은 신약들이 임상 시험에서 성과를 내면서, 제약사들은 다시금 새로운 ‘성배’를 찾아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이는 과거 15 년에서 20 년간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기술적 장벽이 실제로는 극복 가능했음을 시사하며, 기술 발전이 멈춘 것이 아니라 우리가 주목해야 할 방향을 잘못 설정했을 뿐임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TIGIT 의 실패 사례가 주는 교훈은 단순히 특정 유전자의 실패에 그치지 않습니다. 제약 산업의 구조적 문제인 ‘공포에 의한 동조화’가 어떻게 합리적인 과학적 판단을 흐리게 하는지를 잘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한 제약사가 특정 표적을 성공적으로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다른 기업들은 뒤처질까 봐 두려워하며 무리하게 따라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는 개별 기업의 생존과 수익 모델이 다음 세대의 혁신을 위한 재투자 능력에 달려 있다는 산업의 특성에서 비롯된 필연적인 경쟁 심리지만, 결과적으로는 전체 산업의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분산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군집화’ 현상이 향후 어떤 새로운 표적 개발에 적용될지, 그리고 기업들이 어떻게 이를 극복하고 독자적인 전략을 수립할지입니다. TIGIT 의 실패는 제약 산업이 단순히 유행을 쫓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과학적 통찰력을 바탕으로 위험을 감수하는 태도로 돌아서야 함을 경고합니다. 기술적 진보가 멈춘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디를 봐야 할지 다시 한번 고민하게 만든 이번 사건은 향후 바이오 산업의 투자 방향과 연구 개발 전략을 재설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