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를 주도하는 인공지능 열풍이 정점을 찍었느냐는 우려가 나오는 시점,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시장의 시각을 한 단계 더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투자자가 AI 수혜를 반도체 사이클의 연장선으로만 보지만, 김 대표는 현재 상황을 버블의 끝이 아닌 산업혁명의 시작점에 더 가깝다고 해석했다. 그의 관점에서는 AI가 단순한 기술 유행을 넘어 사회 전반의 생산 구조를 바꾸는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 있으며, 이 과정에서 반도체 외의 다른 핵심 인프라가 주목받아야 한다는 논리가 나온다.
실제 김태홍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주가에 0 하나 더 붙는 종목”을 찾는다면 로봇과 전력 관련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의 확장과 자율주행, 스마트 팩토리 구현을 위해서는 반도체 칩뿐만 아니라 이를 구동할 막대한 전력과 이를 물리적으로 구현할 로봇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시장이 반도체 가격 변동성에만 집중하는 사이, 이러한 기반 시설을 공급하는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특히 전력망 현대화와 로봇 자동화 수요는 AI 발전 속도에 비례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향후 수년 간 지속될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다.
그의 투자 철학은 시장의 단기적 공포와 희열을 넘어서는 장기적 관점을 기반으로 한다. 김 대표는 과거에도 “미쳤다고 할 때 샀다”는 식의 역발상 투자로 십수 년간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성과를 기록해왔다. 이번에도 AI 랠리가 과열되었다는 시장의 목소리가 커질 때, 그는 오히려 산업의 본질적 수요가 어디에 집중될지 파고들었다. 반도체가 AI의 두뇌라면, 로봇과 전력주는 AI 시대를 지탱할 근육과 심장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기 조정 국면에서도 이 섹터들의 가치는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번 진단은 투자자들이 AI 관련주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다. 단순히 반도체 제조사나 설계사에만 집중했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AI 생태계를 완성하는 하부 구조를 가진 기업들을 발굴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김태홍 대표의 관점은 AI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발생할 수 있는 변동성을 헤치기 위한 새로운 해법으로, 로봇과 전력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향후 10 년을 바라보는 자산 배분의 핵심 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