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권의 디지털 자산 경쟁 구도가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기존에 하나금융그룹이 두나무와 삼성금융그룹을 주축으로 연합을 형성한 상태라면, 이제 KB금융이 주도하여 농협, IBK, 토스, 그리고 지방은행까지 아우르는 초대형 은행권 코인 동맹을 결성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 한창이다. 이는 단순한 협력 관계를 넘어, 디지털 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적 제휴로 해석된다.
이번 연합군 구성의 배경에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법안 논의가 구체화되면서 금융사들은 규제 프레임워크 안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기업들과의 결합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KB금융이 리딩뱅크로서 나서는 이번 움직임은 전통적인 은행의 안정성과 핀테크 기업의 기술력을 결합하여 시장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빠른 시장 대응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참여 주체들의 구성도 흥미롭다. 시중은행인 KB와 농협, IBK는 거대한 자금력과 고객 기반을 보유하고 있고, 토스는 모바일 기반의 강력한 플랫폼 역량을, 지방은행은 지역 밀착형 네트워크를 각각 담당한다. 여기에 두나무가 이끄는 기존 동맹과 대결 구도를 형성하려는 시도까지 더해지면서,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양대 산맥이 형성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단순한 기술 제휴를 넘어 자산 발행, 유통, 관리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생태계 경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제정되면 은행권은 코인 발행 및 거래에서 더 큰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합군 결성은 법제화 시점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시장 장악력을 키우려는 움직임으로, 향후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을지 가르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전통 금융과 핀테크의 결합이 만들어낼 새로운 금융 서비스의 방향성은 곧 시장 전체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