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재나 복합 재난이 발생해 통신망이 포화 상태에 이를 때, 소방관의 통화는 일반 시민보다 먼저 연결될 수 있게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 월 10 일부터 이동통신 3 사가 추진한 ‘긴급구조 통신 우선전송 서비스’를 본격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재난 현장의 통신 수요 폭증 상황에서도 소방대원과 신고자, 응급의료 지도 의사 간의 통신이 우선적으로 처리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과거에는 통신망 혼잡 시 모든 트래픽이 동등하게 처리되는 것이 원칙이었으나, 이번 서비스는 그 원칙에 예외를 둔 첫 사례로 기록된다. 2011 년 제정된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은 제한된 용도와 별도 품질 관리 요건을 충족할 경우 특수서비스로 분류해 우선전송을 허용하고 있다.
이번 소방청과 통신 3 사의 협력은 해당 가이드라인상 특수서비스 요건을 충족한 첫 적용 사례로, 13 년 만에 특수서비스가 현실화되는 계기가 됐다.
구체적인 기술적 구현 방식은 소방대원이 사용하는 단말기에 일반 가입자와 구분되는 전용 유심을 적용하는 것이다. 통신망 트래픽이 급증하더라도 전용 유심을 통해 전송되는 신호가 우선 처리되도록 설계된 것이다.
이 서비스는 LG 유플러스가 사회공헌 사업 차원에서 소방청에 제안한 것을 시작으로, SK 텔레콤과 KT 가 참여하며 통신 3 사가 공동으로 기술 검증을 거쳐 상용화에 이르렀다.
이번 서비스의 성격은 기존에 구축된 ‘재난안전통신망’과 명확히 구분된다. 재난안전통신망이 소방관 등 재난안전기관 종사자 간의 내부 통신을 지원한다면, 이번 우선전송 서비스는 소방관과 일반 국민이나 의료진 간의 대외 통화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공공안전 분야에서 유사한 긴급구조 우선전송 체계를 운영하며 구조대원의 통신 품질을 보장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도 글로벌 흐름에 맞춰 인프라를 고도화한 셈이다.
향후 주목할 점은 통신 3 사의 5G 단독모드 구축 완료 시 서비스의 고도화 가능성이다. 올해 말 5G SA 전국망 구축이 완료되면 기관별·이용자별 맞춤형 품질 보장이 더욱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는 단순한 통신 우선권을 넘어, 재난 대응의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다만, 실제 재난 상황에서 통신 혼잡도가 얼마나 극심한지에 따라 서비스의 실효성은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