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가 지난 6 월 9 일 한국을 떠났다. 5 일간의 빡빡한 일정을 마무리한 그는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한국인의 환대가 가족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방한을 통해 좋은 미팅을 가졌고 의미 있는 파트너십을 발표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재방문 여부에 대해선 특유의 유머로 삼겹살과 치킨 친구들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밝히기도 했다.
이번 방한 일정은 단순한 기술 기업 CEO 의 방문을 넘어 한국 재계 총수들의 대외 이미지 관리 전략을 송두리째 바꾼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과거 재계 총수들의 이미지 전략이 엄격하고 진지한 스타일이었다면, 이번엔 가족 구성원까지 포함된 사적인 만남이 이어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는 양측 배우자가 동석했고, 최태원 SK 그룹 회장의 장녀와 약혼자까지 합류해 2 세들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인프라의 권력이 엔비디아에 집중된 구조 속에서 젠슨 황의 쇼맨십이 결합되면서, 국내 총수들의 사업 전략이 협상과 엔터테인먼트가 섞인 딜테인먼트 형태로 진화했다고 분석한다. 인공지능 시대의 CEO 개인 이미지는 더 이상 단순한 홍보 수단을 넘어 기업 가치와 시장 신호를 관리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영역으로 확장된 것이다.
홍보뿐만 아니라 투자자 관계, 법무, 전략까지 아우르는 고차방정식 브랜드 전략이 요구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진단이다.
젠슨 황의 동선은 사실상 한국 산업계의 인공지능 지형도를 그대로 보여줬다. 입국 직후 최태원 SK 그룹 회장, 구광모 LG 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삼겹살과 소주를 곁들인 회동을 가졌고, 예능 프로그램 촬영과 야구장 시구까지 이어졌다.
잠실야구장에서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을 차례로 만났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을 비롯해 다양한 인공지능과 로봇 스타트업 경영진들과도 접촉하며 산업계 전반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시장에서는 젠슨 황과의 만남을 인공지능 생태계 진입을 의미하는 입장권으로 받아들인다. 그와의 회동 여부나 공개 사진 한 장만으로도 국내 기업 주가가 움직이는 현상이 반복된 이유다.
젠슨 황은 가죽 재킷과 대형 키노트, 즉흥적인 발언을 통해 복잡한 인공지능 기술을 하나의 서사와 이벤트로 승화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이러한 그의 명성은 엔비디아의 기술력과 결합되어 기업 브랜드와 시장 가치를 끌어올리는 무형자산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 총수의 발언과 동선, 공개 행보는 기업 전략을 읽는 중요한 시장 신호로 인식되며, 한국 재계의 소통 방식은 더 이상 예전과 같지 않게 변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