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하면 누구나 독일 스투트가르트의 공장을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보다 훨씬 복잡하고 역동적입니다.
미국 남부 앨라배마주 투스컬로사에 위치한 거대한 조립 공장에서 매년 수백만 대의 차량이 생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단순한 현지화 전략을 넘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이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공장의 역사는 1990 년대 M 클래스 생산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BMW 가 미국 남부에 공장을 세우며 선구자 역할을 했다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를 따라가며 SUV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재 이 공장은 600 만 평방피트에 달하는 규모로 운영되며, 연간 450 만 대 이상의 승용차와 40 만 대의 밴을 생산해냅니다. 놀라운 점은 이 중 미국 내에서 생산된 SUV 의 60% 가 다시 수출된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미국 공장에서 주로 조립되는 모델은 GLE, GLE 쿠페, GLS 등 대형 SUV 라인업입니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EQE SUV 와 EQS SUV, 그리고 마요바흐 버전의 GLS 와 EQS SUV 도 이곳에서 생산됩니다.
또한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스프린터 밴이 만들어지며, 과거에는 C 클래스와 R 클래스도 투스컬로사에서 생산된 적이 있습니다. 이는 내연기관 중심의 생산에서 전기차와 고급 모델까지 포괄하는 생산 체계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미국 생산 거점은 단순한 제조 시설을 넘어 지역 경제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미국 내 조립 운영에만 8,000 명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독일 본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지 인력을 활용하는 이 방식은 글로벌 브랜드가 현지 시장에 어떻게 깊이 뿌리내리는지를 보여줍니다. 소비자들은 독일산이라는 프리미엄을 느끼지만, 실제로는 미국 땅에서 만들어진 차량을 타고 다니는 셈입니다.
앞으로 메르세데스-벤츠의 미국 생산 전략은 더욱 강화될 전망입니다. 전기차 전환 가속화와 함께 미국 내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라인 최적화가 계속될 것입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SUV 와 전기차의 비중이 커질수록 앨라배마 공장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지역별 생산 거점을 어떻게 활용하며 경쟁력을 키울지 주목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