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opile 팀이 2026년 9월 4일, AI의 회로 설계 능력을 평가하는 벤치마크 EEBench를 공개했다. 이 벤치마크는 AI가 만든 회로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SPICE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시각적으로 그럴듯한 도면을 그리는 것과 전기적으로 올바른 회로를 만드는 것을 구분하기 위한 시도다.
이번 공개는 OpenAI가 GPT-6 Astra의 KiCad 활용 데모를 발표하며 AI의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가능성을 부각시킨 직후에 이루어졌다. atopile 팀은 모델이 이미 전자공학 지식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만, 기존 그래픽 CAD 도구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를 지적했다. 화면 좌표와 메뉴 상태 추적에 리소스를 낭비한다는 분석이다.
EEBench는 atopile이라는 선언형 코드 기반 도구를 사용한다. AI 에이전트가 컴포넌트, 연결, 전기적 제약 조건을 직접 수정하고 빌드 및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수 있다. GUI 조작에 소요되던 시간을 줄이고 순수한 전자공학 문제 해결 능력에 초점을 맞춘 구조다.
2026년 9월 1일 기준 리더보드에서 Claude Opus 5가 61.6%의 점수로 1위를 기록했다. 13개의 과제를 수행한 결과다. 주목할 점은 일반적인 코딩 벤치마크에서 강세를 보이는 OpenAI 모델들이 이 평가에서는 하위권에 머물렀다는 사실이다.
atopile 팀은 자사의 벤치마크가 완전히 중립적이지는 않다고 인정했다.
공개된 과제 중 하나는 가정용 에너지 미터 회로다. 5V 전원 공급이 끊겼을 때 프로세서가 누적된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도록 20ms 동안 전원을 유지해야 한다. 이 기간 동안 보호 레일이 프로세서의 3.0V 저전압 차단 임계값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조건이 포함됐다.
대부분의 모델은 이 세부적인 전기적 제약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실무자 반응도 확인된다. 15년 이상의 PCB 설계 경험을 가진 한 개발자는 2024년부터 2025년까지 AI를 활용한 회로 설계 시도가 복잡한 작업에서는 실패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LED 귀걸이용 회로 설계에 성공했다.
코인 셀 홀더의 스루홀 누락과 중앙 패드 크기 오류가 있었으나, 표면 실장 부품으로 교체하고 납을 보강해 해결했다. 6일간의 작업 비용은 약 50달러 수준이었다.
EEBench는 AI가 데이터시트와 애플리케이션 노트를 읽은 지식을 실제 설계로 얼마나 정확히 구현하는지 측정한다.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전체 스마트폰을 한 번의 프롬프트로 설계하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atopile 팀은 모델의 CAD 도구 조작 능력보다 전자공학 자체의 정확도를 평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