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최고 행정법원인 국참원이 로댕 박물관의 3D 스캔 데이터를 정보공개 의무가 없는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8년간 지속된 법적 공방에 종지부를 찍었다.

재판부는 해당 디지털 자료가 단순한 행정 문서가 아니라고 명시했다. 이는 박물관이 소유한 양도 불가능한 컬렉션의 연장선이라는 논리가 받아들여졌다. 따라서 현행 정보공개법의 적용 범위를 벗어난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하급심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었다. 당시 법원은 박물관에게 스캔 데이터 공개와 함께 1500유로의 벌금 납부를 명령했다. 하지만 상급심의 이번 판결로 하급심의 지시는 완전히 무효화됐다.

상황은 역전됐다. 법원은 정보공개를 요구했던 측이 박물관을 위해 3000유로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패소한 청구인은 소송 비용까지 스스로 부담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번 소송은 올리버 라릭 등 예술가와 활동가들이 주도했다. 그들은 공공 자금으로 제작된 디지털 자산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물리적 원본과 디지털 복제본의 법적 지위는 엄격히 구분되어야 한다는 법원의 입장이 우선됐다.

오귀스트 로댕의 청동상은 여러 개 주조되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다. 대표작인 ‘생각하는 사람’만 해도 최소 23점이 존재하며 스탠퍼드 대학 등에도 전시돼 있다. 이러한 분산된 구조는 단일 기관의 독점적 관리 논리를 뒷받침하는 배경이 됐다.

박물관 측은 레진 복제품 판매와 청동 주문 제작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도덕적 권리를 근거로 한 이러한 독점적 지위 유지 시도는 이번 판결로 더욱 공고해졌다. 공식적인 3D 데이터에 대한 대중의 직접적인 접근은 사실상 차단된 상태다.

판결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체 스캔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외부 기관에 보관된 원본을 활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로댕 박물관 내부의 공식 데이터에 대한 법적 구제가 종료되었다는 점이 명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