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대학교 알프레드 타우브만 건축 및 도시계획 대학 소속 연구팀이 오픈스트리트맵의 북한 지역 지도 제작 현황을 분석한 보고서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다. 소원영과 파비오 두아르테가 공동 집필한 이 연구는 2019년 정보 이즈 뷰티풀 어워드에서 학생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해당 프로젝트는 같은 해 IEEE VIS 19 예술 프로그램 전시 트랙에도 포함되며 학술적 가치와 대중적 관심을 동시에 입증했다.

연구진은 북한이라는 폐쇄된 공간의 지도를 만드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그들이 어떤 도구를 사용하는지, 그리고 그 동기가 무엇인지를 규명하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했다. 총 889명의 기여자와 주고받은 구조화된 서신과 오픈스트리트맵의 기술적 데이터가 분석의 핵심 자료가 되었다. 웹 2.0 기술과 위성 영상의 발전 덕분에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지역까지 매핑이 가능해졌지만, 연구는 단순한 기술적 성과를 넘어 카토그래피의 정치적 측면을 부각했다.

북한처럼 인터넷 접근이 통제되고 정부 검열이 엄격한 지역에서 자원 기반 지리정보 활동은 독특한 양상을 띤다. 이른바 안락의자 매퍼들이 위성 이미지를 통해 국경 지역의 울타리, 도로, 마을 등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특히 두만강 유역의 상세한 지도화는 탈출 경로 파악에 도움을 주기 위한 의도적인 작업으로 확인되었다.

한 기여자는 풍서리 주변 지역의 정밀한 매핑이 거의 전적으로 자신의 작품이라고 밝히며 중국 측의 인프라 기록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여자들의 동기는 다양했지만 모두 공감대와 기술이 지정학적 장벽을 뚫고 들어갈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했다. 독일 거주 중인 최상위 기여자는 75,583건의 편집을 수행하며 이를 개인적인 취미라고 정의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 스도쿠나 만달라 그리기를 하듯 자신은 위성 이미지에서 강과 도로를 그리는 것이 좋은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무보수 헌신은 오픈스트리트맵과 위키백과 같은 플랫폼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의 가치를 재조명하게 한다.

관광객들의 영상 촬영 제한 완화가 일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북한의 실제 모습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 연구는 디지털 아카이빙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물리적, 문화적, 정치적 장벽으로 인해 정보가 부족한 공백을 크라우드소싱 노력이 어떻게 메울 수 있는지 보여준다. 다만 현재로서는 이러한 매핑 활동이 실제 인도적 지원이나 정책 변화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