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휘발유 가격이 급등했지만, 전기차를 선택하는 소비자의 비율은 오히려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신규 차량 구매자 중 전기차 비중은 10퍼센트 미만이다. 이는 같은 기간 중국이 약 60퍼센트, 유럽이 3분기까지 23.2퍼센트를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전기차 기술은 닛산 리프와 쉐보레 볼트가 처음 등장한 이후 약 16년간 빠르게 발전했다. 오늘날의 순수 전기차는 가솔린이나 디젤 경쟁 모델보다 주행 경험이 더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역시 각 세그먼트에서 최상의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의 채택률은 좀처럼 상승 곡선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정체의 배경에는 정책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차원의 인센티브와 리베이트 제도를 폐지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위축됐다. 유가 폭등과 생활비 인플레이션이라는 경제적 압박이 있었음에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눈을 돌리는 경향을 보였다.
즉, 연료비 절감 효과만으로 전기차로의 전환을 유도하기에는 구조적 장벽이 존재한다.
자동차 제조사들의 전략 또한 혼재되어 있다. 제너럴모터스는 전동화를 장기적인 목표로 삼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행 일정은 지연되고 있다. 최근 코르벳 수석 엔지니어 토니 로마는 완전 전기 코르벳이 결국 출시될 것임을 확인했다.
다만 그는 이것이 당장 이루어질 일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GM은 과거 2023년경 전기 C8 코르벳을 예고했으나, 실제 나온 것은 E-레이라는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현재 GM은 코르벳 라인업에 점진적인 전동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2026년 3월에는 새로운 자연흡기 6.7리터 V8 엔진을 탑재한 업데이트된 코르벳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는 브랜드가 성능과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미래 지향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완전 전기차로의 전환 시점은 명확히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결국 미국 소비자들이 직면한 딜레마는 단순하다. 기름값이 오르더라도 기존 하이브리드나 내연기관 차량을 선호하는 관성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방 지원책의 부재와 충전 인프라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셈이다.
향후 몇 년간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이 두 자릿수를 안정적으로 넘어서려면, 가격 경쟁력 이상의 신뢰 회복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