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I 업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의 급격한 성장과 이에 따른 미국 빅테크의 대응 전략이다. 특히 ‘딥시크’ 같은 중국 모델이 등장하며 저비용 공세를 펼치자, 월가에서는 미국 기업들의 막대한 인프라 투자 대비 수익성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 테크·미디어·통신 연구 부문의 에릭 셰리던 공동 책임자는 홍콩 컨퍼런스에서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전망을 내놓으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인프라 투자가 토큰 비용을 낮추고 에이전트 AI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되면, 미국 빅테크들이 중국 모델과의 경쟁에서 확실한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망의 핵심은 단순한 모델 성능 비교가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같은 핵심 인프라에 대한 전례 없는 자본 지출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효율성에 있다. 셰리던은 생산적 에이전트 AI의 등장이 그동안 업계가 쏟아부은 막대한 투자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알파벳과 아마존 같은 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은 8천억 달러가 넘는 어마어마한 주문 잔고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들에게 강력한 확신을 주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AI 토큰 서비스 비용을 더욱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즉, 초기에는 중국 모델의 가격 경쟁력이 두드러졌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기업들이 가진 인프라 규모가 단위 비용을 압도하며 경쟁 우위를 점하게 된다는 논리다.
시장의 반응 또한 이 전망을 뒷받침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에너지 공급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되지만, 서방 시장에서 소비자나 기업 사용 사례 깊숙이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이 대규모로 확산되는 모습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용 수요는 전 세계 AI 토큰 소비량을 2030년까지 24배, 2040년까지는 무려 55배나 급증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폭발적인 수요 증가는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와 AI 모델 제공업체들이 향후 3~12 개월 내에 매출 총이익률의 긍정적 전환점을 맞이하게 할 것이라는 예측과 맞물려,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선 시장 지배력 싸움으로 국면이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컴퓨팅 수요와 공급 사이의 괴리가 언제쯤 해소될 것인가다. 전문가들은 이 불균형이 2027 년 하반기 전까지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이는 향후 2~3 년간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지속될 것이며, 그 과정에서 미국 기업들이 첨단 기술력과 고부가가치 기업용 시장에서 주도권을 공고히 할 시간이 확보된다는 뜻이다. 중국 모델의 저가 공세가 일시적인 혼란을 줬을 뿐, AI 생태계의 장기적인 흐름은 여전히 미국 빅테크의 인프라 우위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이제 가격 경쟁력보다는 실제 기업용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인프라의 규모와 효율성에 더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