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FSD 를 둘러싼 소송 결과가 최근 미국 법원에서 확정되면서, 전기차 시장의 거품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1 년 8 월 모델 3 를 구매하며 약 1 만 달러, 한화로는 1000 만 원이 넘는 금액을 FSD 소프트웨어에 투자한 벤 가위저 소유주는 최근 1 만 600 달러의 판결금을 받아냈습니다. 이는 테슬라가 수년 동안 ‘모든 차량에 자율주행에 필요한 하드웨어가 탑재되어 있다’고 주장하며 판매해 온 약속이 실제 기능 구현에 미치지 못했음을 법적으로 인정한 사례로 해석됩니다.
이 사건이 현재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유는 단순한 금전적 배상을 넘어, 테슬라가 제시한 미래상과 현재의 기술 수준 사이의 괴리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숫자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테슬라는 2021 년 초, 해당 연도 내에 인간보다 신뢰성 높은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또한 소프트웨어 기능이 강화될수록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논리로 가격을 점진적으로 인상해 왔습니다. 그러나 5 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레벨 5 의 완전 자율주행은 단 한 대의 차량에도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테슬라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로보택시 fleet 에서조차 제한된 조건 하에서만 레벨 4 수준의 주행이 가능할 뿐입니다.
소송의 결과물인 1 만 달러라는 금액은 단순한 손해배상이 아니라, 소비자가 지불한 대가 대비 얻은 가치의 차이를 수치화한 것입니다. 테슬라는 이 판결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도 몇 날 며칠 단위로 지급을 미루는 전술을 펼치며 소송을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회사가 아직까지 FSD 의 완성도를 인정하지 않거나, 현금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시간을 벌고자 하는 의도로 읽힙니다. 과거에는 하드웨어 구매를 통해 영구적인 라이선스를 제공했다면, 현재는 구독 모델로 전환되었음에도 기존 소유주들에게는 이미 지불한 하드웨어 비용을 요구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전기차 구매자들이 단순히 차량의 주행 거리나 배터리 성능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실제 완성도와 기업의 약속 이행 여부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시장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테슬라가 로보택시 수익 모델을 통해 FSD 로부터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에게는 여전히 ‘완성된 제품’이 아닌 ‘진행 중인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향후 테슬라가 이 판결을 어떻게 수용할지, 그리고 레벨 5 자율주행의 구체적인 출시 시점을 명확히 할 수 있을지가 전기차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한 중요한 관전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