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은 단순한 주행 거리나 충전 속도 이상의 감성적 요소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렉서스가 2027 년형 전기 SUV TZ 에 가상의 V10 엔진 사운드를 탑재한다는 소식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기차 특유의 정적임이 오히려 고급스러움의 상징이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엔진의 울림이 사라진 공간에 브랜드 고유의 정서를 되살리는 것이 새로운 경쟁 포인트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선택이 아니라, 렉서스가 가진 내연기관 시대의 유산을 전기차 플랫폼 위에 어떻게 재해석할 것인지에 대한 치밀한 계산이 담긴 전략적 움직임이다.
이번 TZ 모델은 렉서스의 첫 3 열 좌석 전기 SUV 로서, 기존 가솔린 모델인 LX 와 유사한 크기를 가지면서도 TNGA 플랫폼을 기반으로 휠베이스를 대폭 확장했다. 200.8 인치의 차체 길이와 120.1 인치의 휠베이스는 기존 내연기관 SUV 대비 약 8 인치가 더 길어진 것으로, 이는 실내 공간 확보와 함께 공력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설계의 결과다. 특히 0.27 의 낮은 항력 계수를 달성하기 위해 플러시 도어 핸들과 최적화된 사이드 미러를 적용했는데, 이러한 공학적 세부 사항들이 모여 주행 중 발생하는 소음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물리적 토대를 마련했다. 즉, V10 사운드라는 감성적 요소가 단순히 스피커를 통해 재생되는 것을 넘어, 차량의 공기역학적 구조와 밀접하게 연동되어 구현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 반응은 복잡하다. 토요타 그룹이 전기차 출시 속도가 느리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점을 고려할 때, 렉서스 TZ 는 그간의 공백을 메우며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려는 의지가 강하게 드러난다. 76.96kWh 와 95.82kWh 두 가지 배터리 옵션을 제공하며 최대 300 마일의 주행 거리를 확보한 것은 경쟁력 있는 스펙이지만,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주목하는 것은 이 차량이 내연기관 시대의 운전 감성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계승하느냐다. 402 마력의 출력을 내는 듀얼 모터 구동 방식과 함께 제공되는 V10 사운드는, 전기차의 차가운 기계적 느낌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역할을 하여 기존 렉서스 팬들의 이탈을 막고 새로운 구매층을 유인하는 브릿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이 가상의 사운드가 실제 주행 환경에서 어떻게 수용될 것인지다. 초기 전기차 모델들이 지나치게 정숙한 주행감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렉서스는 운전자가 느끼는 가속감과 소리의 조화를 통해 ‘운전하는 즐거움’을 재정의하려 한다. 2027 년 출시를 앞둔 이 모델이 단순한 사양 경쟁을 넘어 브랜드 철학을 어떻게 구현해낼지는 향후 전기차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특히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판매 전략에서 이 사운드 기술이 얼마나 결정적인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지, 그리고 소비자들이 이를 고급스러움의 새로운 기준으로 받아들일지가 향후 시장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