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용차 시장의 판도가 빠르게 요동치고 있다. 그동안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늘려온 중국산 대형 전기버스에 맞서 KGM이 본격적인 대응책을 꺼내들었다. KGM 자회사인 KG커머셜이 12m 대형 전기버스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은 단순한 신제품 출시를 넘어, 국산 브랜드가 중국 제품의 저가 공세에 어떻게 맞서 생존할 것인지에 대한 시장의 궁금증을 한꺼번에 끌어모았다. 특히 기존에 11m 모델을 보유하고 있던 KGM이 대형 라인업을 더 확장하려는 시도는, 중국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대형 버스 시장의 틈을 파고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번 개발의 핵심은 단순히 크기를 키우는 것을 넘어 성능과 신뢰성에서 중국 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하는 데 있다. KGM은 2028년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함양 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갈 계획으로, 이 차량에 LG에너지솔루션의 고성능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산 전기버스가 종종 지적받는 짧은 주행 거리와 느린 충전 속도라는 약점을 역으로 이용해, 국산 제품의 강점인 기술적 안정성과 효율성을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가격만 보고 선택하는 시장의 흐름을 성능과 총소유비용(TCO)으로 다시 끌어오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시장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섞여 있다. KGM이 7m, 9m 중형 버스에 이어 11m와 12m 대형 버스를 모두 확보하게 되면, 전 구간을 아우르는 전기버스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된다. 이는 지자체나 대형 운수업체가 중국산 제품만 의존하던 상황에서 국산 대안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보조금 지급 시점과 고객사 출고 일정을 고려해 2028년 이후 양산을 추진한다는 점은, 실제 시장 투입 시점에 맞춰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상쇄할 수 있는 기술적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2028년 양산 시점에 맞춰 실제 주행 거리와 충전 속도가 경쟁사 대비 얼마나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다. KGM의 이번 행보는 국산 대형 전기버스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중국 업체들의 기술 격차 해소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에 따라 경쟁 구도가 다시 바뀔 수 있는 변수가 된다. 국산 상용차가 가격 경쟁력보다는 기술적 완성도로 승부수를 띄운다면, 향후 국내 전기버스 시장은 단순한 가격 전쟁에서 성능과 신뢰성을 겨루는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