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업계와 정부를 아우르는 논의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단연 ‘활용’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AI를 얼마나 잘 ‘만드는가’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이를 얼마나 빠르게 ‘쓰는가’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주최한 AI 혁신위원회 회의에서 민관 대표들이 한목소리로 내세운 방향은 명확했습니다. 기술 개발의 완성도보다 현장 적용의 속도가 글로벌 성패를 좌우한다는 인식입니다.
이러한 흐름이 주목받는 이유는 우리 산업이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AI로 돌파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입니다.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 공급망 재편, 그리고 탈탄소 전환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특히 생성형 AI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에이전틱 AI나 로봇이 물리적 행동을 하는 피지컬 AI 시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현장의 긴장감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장벽도 만만치 않습니다. 기업들은 인프라 구축 비용 부담, 데이터 기반 부족, 그리고 불확실한 규제 환경 때문에 AI 도입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민관 협의체는 제도적 장벽을 허물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AX 모델을 마련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꼽았습니다. 정부 역시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를 가동하여 현장 밀착형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일부 기업들은 변화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코딩 지식이 없는 비전문가도 앱을 개발할 수 있는 노코드 플랫폼을 도입해 업무 효율을 높인 사례나, 건설 현장의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AI 통역 시스템을 실증한 사례처럼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개별 사례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어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기술의 우위보다 현장으로의 전환 속도가 더 중요해진 지금, 대한민국이 진정한 ‘AI 잘 쓰는 나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그 행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