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계와 업계가 최근 두산에너빌리티의 롤스로이스 SMR 프로젝트 수주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두산이 소형 모듈식 원자로의 핵심 기자재 제작 파트너로 결정된 사실이 알려지자 현지에서는 즉각적인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이 반발의 핵심에는 영국 정부의 ‘바이 브리티시’ 정책과 충돌하는 현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집권 노동당은 프로젝트 부품의 70%를 영국 내에서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두산의 참여로 인해 이 수치를 달성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입니다.
리암 번 영국 하원 비즈니스·무역위원회 위원장은 각료들에게 이 결정이 정부 공약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설명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낼 계획입니다. 그는 이번 결정이 영국 국산품 우대 정책을 현실화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계획인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영국 철강 협회인 UK 스틸의 가레스 스테이스 사무총장 역시 매우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영국의 원자력 르네상스가 단순히 공적 자금을 끌어모은 뒤 경제적 가치를 해외로 수출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현지 산업의 실질적 혜택을 기대했던 심리를 드러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웨일스 북부 윌파 지역에 소형 모듈식 원자로 3기를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입니다. 롤스로이스 SMR과 영국 공기업인 그레이트 브리티시 에너지가 지난 4월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두산은 체코의 스코다와 함께 원자로 압력 용기 등 핵심 부품을 생산하게 됩니다.
앞으로 영국 정부가 두산의 참여와 자국 부품 비율 목표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찾을지, 혹은 정책 방향을 수정할지 지켜봐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수주 건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국가 간 산업 협력의 새로운 지형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