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 월 20 일 오전, 경남 진주의 한 물류센터 앞에서는 대체 출차를 하던 화물차가 집회 참가자들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소속 50 대 조합원 1 명이 숨졌고, 다른 조합원 2 명은 중상과 경상을 입는 비극이 벌어졌다. 이 사고를 계기로 고용노동부는 21 일 공식 설명 자료를 통해 사건의 성격에 대해 기존 노란봉투법 논의와는 다른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노동부는 이번 사고가 실질적·구체적 지배력에 기반한 원·하청 교섭 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즉, 현행 노동조합법 제 2 조에 따른 원청과 하청 간의 직접 교섭 의무 유무보다는, 소상공인이나 개인사업자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위에 있는 이들이 단결해 대화를 요구할 수 있는 구조 자체가 미비했던 것이 근본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노동부는 관계 부처와 함께 이러한 취약 계층이 스스로 권익을 보전하며 이해관계자들과 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채널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화물연대 조합원을 개인사업자로 간주하여 노란봉투법과는 별도의 소통 경로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노동부의 이번 입장에 대해 사안의 본질을 왜곡했다는 강경한 반발의 뜻을 밝혔다. 민주노총은 화물노동자들이 운임, 물량, 노동조건 등을 원청인 BGF 리테일에 의해 실질적으로 결정받는 구조 속에서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단순한 소상공인으로 규정하며 노동자성을 부정하는 행위가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특히 대화 구조가 아예 없었던 것이 아니라, 원청 측이 교섭을 거부해 왔기 때문에 갈등이 심화되었음을 지적하며 노동부의 해석이 노란봉투법의 취지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장 상황을 살펴보면, 이번 집회에 참여한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BGF 리테일에 납품되는 물품을 운반하는 배송 기사들로, 현행법상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 화물연대는 원청인 BGF 리테일이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한다며 공동교섭을 여러 차례 촉구해 왔으나, BGF 측은 물류센터, 운송사, 기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계약 구조가 형성되어 있어 직접 교섭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정부 역시 화물연대가 개인사업자들의 단결체인 법외노조라는 점을 들어 직접 중재는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해 왔으며, 화물연대 측도 이번 집회 전 사용자성 인정 절차나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해 법원이 화물연대를 합법적인 노동조합으로 인정한 판결이 내려진 바 있어, 이들의 노동 3 권을 어떻게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