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아버지를 방치해 숨지게 한 뒤 약 10개월 동안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은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는 8일 열린 재판에서 피고인의 행위가 단순한 방치를 넘어 시신 처리와 복지 급여 수령까지 연계된 복합적인 부작위로 판단했다. 법원은 피고인이 아버지의 사망 사실을 알면서도 시신을 방치한 채 생계급여를 몰래 받아쓴 점을 중대한 과실로 평가했다.
사건 배경을 살펴보면 피고인은 병세가 깊어가는 아버지를 제대로 돌보지 않은 채 방치해 숨지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시신은 약 10개월 동안 유기된 상태로 방치되었으며, 이 기간 동안 피고인은 아버지의 사망을 관할 관청에 신고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피고인은 사망 사실을 숨긴 채 생계급여를 지속적으로 수령할 수 있었다는 점이 검찰의 주요 공소사실이 됐다. 법조계는 이러한 행위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부양 의무를 저버린 데 그치지 않고, 국가 재정을 교묘히 편취한 이중적인 위법성을 지닌다고 보았다.
항소심 판결 과정에서 법원은 1심에서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피고인의 책임을 명확히 했다. 특히 시신을 유기한 기간이 10개월에 달했다는 점과, 그 기간 동안 생계급여를 수령한 금액과 기간이 구체적으로 입증된 점이 판결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다만 피고인이 아버지의 사망 사실을 알았는지, 혹은 알았을 때의 심리 상태가 어떠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은 판결문에서 상세히 드러나지 않아, 당시 피고인의 주관적 고의성 정도는 추가적인 사실 확인이 필요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번 판결은 단순한 가족 간 부양 문제를 넘어, 복지 제도의 사각지대를 악용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사망 신고를 지연시켜 급여를 계속 받아쓴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으나, 시신 유기까지 동반된 경우에서는 드문 사례로 꼽힌다. 향후 유사한 사건에서 사망 사실 은폐와 복지 급여 수령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법원이 어떻게 형량을 산정할지에 대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피고인은 이 판결에 대해 상고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며, 최종 확정 여부에 따라 실제 복역 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