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관세 부과, 디지털 코인 규제, 에너지 정책이라는 세 가지 축을 통해 세계 경제 질서에 새로운 변수를 던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무역 수지 개선이나 산업 보호를 위한 조치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미국이 반세기 이상 유지해 온 달러의 패권적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 소현철 상지대 국가안보융합학과 외래교수는 트럼프의 행보를 단순한 이념적 선택이나 군사적 안보 차원이 아닌, 세계 경제 질서의 근간인 달러 헤게모니 유지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미국은 1976 년 이후 반세기에 걸쳐 만성적인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를 기록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국가들이 겪는 전형적인 외환위기 경로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이는 미국 달러가 세계 유일의 기축통화로서 가지는 독보적인 힘에 기인한다. 일반 국가라면 이러한 적자 지속은 통화 가치 폭락과 자본 유출을 불러오기 마련이지만, 달러의 특수한 지위 덕분에 미국은 이러한 경제적 모순을 상쇄하며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중심에 서 있을 수 있었다.
트럼프가 선택한 세 가지 화살은 바로 이 달러의 힘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형태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관세 정책은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는 동시에 달러 수요를 인위적으로 창출하는 수단이 될 수 있으며, 코인 관련 정책은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달러의 우위를 점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또한 에너지 자립을 통한 공급망 안정화는 달러 결제 시스템의 신뢰도를 높이는 기반이 된다. 이러한 조치들은 개별적인 경제 정책의 합을 넘어,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 질서의 근간을 흔들리지 않게 하려는 거시적 설계의 일부로 볼 수 있다.
앞으로 트럼프의 이러한 전략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미국 내부의 정치적 상황과 글로벌 시장의 반응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핵심은 변하지 않는다. 즉, 미국이 직면한 적자 구조를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닌 달러 패권의 유지와 연결하여 해석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관점에서 바라볼 때, 트럼프의 정책들은 단기적인 경기 부양을 넘어 장기적인 세계 경제 질서 재편을 위한 중요한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