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 일 중앙대 공과대학 한 연구실 소속 대학원생들이 스승의 날을 앞두고 1 인당 2 만원씩을 모금했다. 이들은 모은 돈으로 지도교수에게 줄 카네이션과 케이크를 구매하기 위해 자금을 모았으며, 이는 매년 반복되는 대학원생들의 전형적인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학문적 지도를 받는 관계에서 출발한 스승의 날 문화가 점차 형식적인 선물 교환으로 변질되면서, 학생들에게는 금전적 부담과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한 두 연구실에 국한된 일이 아니라, 대학원생들이 겪는 보편적인 고민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도교수의 연구 방향이나 평가가 학업 성취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학생들은 선물 여부가 학업이나 진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안고 있다. ‘선물을 안 하면 찍힐까 봐’라는 불안감이 스승의 날을 앞두고 자연스럽게 형성된 분위기다. 이는 학문적 존경심보다는 관계 유지에 대한 실용적 계산이 앞서는 현대 대학원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물론 스승의 날 본래의 의미인 감사의 표현이라는 측면에서 선물 문화가 완전히 사라지기는 어렵다. 하지만 1 인당 2 만원이라는 금액이 학생들의 생활비에 미치는 부담과, 이를 강요받는 심리적 압박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특히 연구실 내 위계질서가 뚜렷한 공과대학 특성상, 이러한 관행이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보다는 의무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장기적으로 대학원생들의 연구 의욕이나 교수와의 관계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대학원생들이 겪는 이러한 고민은 단순한 선물 문화를 넘어, 대학 내 권력 관계와 학생들의 경제적 현실이 교차하는 지점을 보여준다. 앞으로는 형식적인 선물 교환보다는 학문적 성장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나 소통이 더 중요해지는 변화가 필요할 전망이다.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진정한 감사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문화 정착이 기대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