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이 30만대 시대를 눈앞에 둔 지금, 가장 뜨겁게 달아오르는 이슈는 차 자체의 성능이 아닌 충전 인프라의 운영 방식이다. 지난해 20만대 수준이던 전기·수소차 보급이 올해 30만대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충전 요금 상승과 가격 락인 현상이 사회적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 전기차 전환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최근 공동주택 충전시설 간담회를 통해 기존 정책의 한계를 직시하고 요금 체계와 운영 구조를 대폭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직접 운영할 때 발생하는 인건비와 유지보수 비용 반영의 어려움, 그리고 충전사업자 위탁 시 초기 저가 요금 이후 급격히 오르는 가격 락인 문제는 입주민 간 불만을 키우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이러한 구조적 모순이 국민청원까지 이어지는 등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자, 정부는 단순한 완충 조치가 아닌 제도의 근본적인 재설계에 착수했다.
새로운 개편 방향은 원가 구조의 차이를 반영한 세분화된 요금 체계 마련에 있다. 현재는 100㎾급 이상과 이하를 중심으로 한 단순 구분만 존재하지만, 완속과 중속 등 충전 방식에 따라 원가가 상이한 만큼 이를 구분하여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보조금 지급 구조 역시 재검토된다. 기존에는 충전사업자 중심의 지원이 주를 이뤘으나, 아파트 등 직접 운영 주체에도 필요한 경우 지원을 확대하여 보조금이 가장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설계할 예정이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유연한 접근이 시도된다. 스마트충전기나 양방향 충전(V2G) 같은 신기술 적용 시 모든 기기에 동일한 고사양을 강제하기보다, 최소 기준을 설정하고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선택형 구조를 검토 중이다. 이는 기술 발전과 비용 부담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방안이다. 아울러 신축 아파트의 경우 설계 단계부터 충전기 최소 기술 사양을 확보하도록 국토교통부와 협의할 계획으로, 초기 설치 단계에서부터 현장 활용도를 높이는 기준을 마련할 전망이다. 전기차 전환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필수 과정임이 확인된 만큼, 충전 인프라의 운영 체계가 현장의 목소리에 맞게 재정비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