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가 미국 시장에 선보인 첫 번째 순수 전기차 와고니어 S 가 2026 년형 모델을 건너뛰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오프로드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브랜드가 전기차 전환의 첫걸음을 내디딘 지 얼마 되지 않아 생산 일정을 조정한다는 발표는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스텔란티스는 공식적으로 생산 속도를 조절하여 배터리 성능, 소프트웨어, 그리고 전반적인 주행 능력을 개선하기 위한 시간을 벌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재개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 결정의 가장 큰 배경에는 예상치 못한 판매 부진이 자리 잡고 있다. 2025 년 1 월 출시 당시 600 마력의 강력한 성능과 럭셔리한 실내로 주목받으며 초기에는 10,426 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연방 세액 공제인 7,500 달러 혜택이 사라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보조금이 사라진 와고니어 S 는 6 만 7,195 달러라는 높은 가격과 맞물려 시장에서 외면받기 시작했고, 올 1 분기에는 단 175 대만 팔리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이는 미국 내 가장 판매가 더딘 전기차 중 하나로 꼽히게 만든 결정적 요인이다.
또한 생산 기지가 멕시코 톨루카에 위치해 있어 관세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도 작용했다. 보조금 혜택이 사라진 상태에서 관세 부담까지 겹치면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지기 때문에, 브랜드는 무리한 생산 확대보다는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딜러점에는 2025 년형 재고가 계속 공급되고 있으며, 다음 모델인 2027 년형은 테슬라 스타일의 NACS 충전 포트를 기본으로 탑재해 충전 편의성을 대폭 개선할 예정이다.
이번 2026 년형 생략은 단순한 생산 중단이 아니라, 전기차 시장이 보조금 의존도를 벗어나야 하는 전환점을 보여준 사례로 해석된다. 지프는 이번 시간을 활용해 소프트웨어와 배터리 기술을 고도화한 뒤, 2027 년형 출시를 통해 다시 한번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증명하려 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향후 출시될 모델이 가격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지, 그리고 NACS 충전 표준 적용이 판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