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게 이어지며 제조업, 특히 철강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 할당 배출권 가격이 1 만 원대에서 1 만 6 천 원대로 치솟으며 상승폭이 59% 에 달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시장 변동을 넘어 산업 구조의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올해부터 4 차 배출권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기업들이 배출권을 구매해야 하는 부담이 현실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철강업계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전체에 막대한 비용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탄소배출권 구매 비용이 총 27 조 원 규모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원자재 가격 변동이나 환율 영향보다 더 직접적인 수익성 악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에너지 집약적인 철강 산업은 탄소 배출량이 많아 배출권 확보를 위한 지출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내 시장의 변화는 국제적인 흐름과 맞물려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 일명 탄소관세 시행이 예정되면서 수출 중심의 철강 기업들은 이중의 부담을 겪게 될 전망이다. 해외로 제품을 수출할 때 탄소 배출량에 따라 추가 관세를 물어야 하므로, 국내에서 배출권을 구매해 탄소 비용을 선지급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친환경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기업에게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반면, 대비가 늦은 기업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가 된다.
결과적으로 탄소배출권 가격의 급등은 단순한 비용 증가를 넘어 산업의 경쟁력을 재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기업들은 탄소 중립을 위한 기술 투자와 효율성 개선을 서둘러야 하며, 이를 통해 배출권 구매 비용을 줄이고 국제 규제에 대응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를 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