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증시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라운드힐 메모리’ ETF 입니다. 이 상품은 출시된 지 고작 2 주 만에 총운용자산 규모가 10 억 달러를 훌쩍 넘기며 월가 관계자들까지 놀라게 했습니다. 보통 소형 자산운용사가 내놓은 틈새 상품이 이렇게 빠르게 자금을 끌어모으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이번 사례는 그야말로 이례적인 속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ETF 가 주목받는 핵심 이유는 명확합니다. 바로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에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집중 투자한다는 점입니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 특히 AI 붐의 핵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이 두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 증시에 상장된 이 두 기업에 미국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 접근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기존 주요 반도체 펀드들이 한국 기업들을 편입하지 못하면서 생긴 공백을, 이 ETF 가 완벽하게 메워준 셈입니다.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출시 당시 25 만 달러에 불과했던 자산 규모가 불과 2 주 만에 12 억 달러 수준으로 불어났으며, 이달 들어 순유입 자금만 11 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분석가는 이를 두고 신생 펀드치고는 미친 거래량이라며 가장 저평가된 AI 공략 수단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소규모 운용사로서는 전례 없는 성과라며 이례적인 성장세라고 평했습니다.
하지만 뜨거운 반응 뒤에는 냉정한 시선도 존재합니다. 테마형 ETF 는 종종 해당 산업이 정점에 달했을 때 출시되는 경향이 있어, 초기 급등 이후에는 성과가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특히 특정 종목에 편중된 투자 구조는 시장 변동성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시대를 주도하는 메모리 칩의 핵심 주축을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유일한 창구라는 점에서 당분간 이 ETF 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증시의 ‘삼전닉스’ 열기가 어떻게 글로벌 자금의 흐름을 바꾸고 있는지,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