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를 오가다 보면 양재와 반포 사이 구간에서 유독 차량이 뭉개지는 모습을 자주 목격합니다. 네비게이션이 추천하는 최단 경로임에도 불구하고, 신호등 하나 없는 고속도로에서 20 분에서 30 분을 허비하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되어버린 듯합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를 중심으로 이 구간의 무료 통행이 오히려 정체를 부추기는 주범이라는 지적이 쏟아지며, 유료화 방안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사실 이 구간이 무료라는 점은 많은 운전자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해 왔습니다. 서울 도심과 강남, 서초, 송파 남쪽, 그리고 과천과 안양을 잇는 자연스러운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신호등이 없어 도착 시간이 몇 분 더 단축된다는 점 때문에, 네비게이션은 거리가 조금 멀더라도 이 경로를 우선 추천합니다. 그 결과, 단거리 통행 차량들이 고속도로로 쏟아져 들어오며 본래의 기능인 장거리 원활한 이동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마치 응급실이 넘쳐나 제 기능을 못 하듯, 한정된 도로 자원이 무분별한 단거리 통행으로 포화 상태에 이른 셈입니다.
운전 연수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구간은 특히 초보 운전자에게도 난이도가 높은 곳으로 꼽힙니다. 서초와 강남 부촌이라 도로가 넓을 것 같지만, 반포 IC 와 양재 IC 가 합류하는 지점에서는 급격한 차선 변경이 필수적입니다. 다양한 방향에서 차량이 몰려오다 보니 기본기만으로는 부족하고, 끊임없는 주위 확인과 빠른 판단이 요구되는 곳입니다. 이러한 혼잡은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안전 사고의 위험까지 내포하고 있어, 도로의 본질적인 역할을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이제 많은 사람이 묻기 시작합니다. 왜 장거리를 이동하는 차량이 단거리 통행으로 인한 정체에 발목이 잡혀야 하는가. 만약 이 구간에 소액의 통행료를 부과한다면, 불필요한 단거리 차량은 우회 도로를 선택하게 되고, 정말로 빠른 이동이 필요한 차량은 그 비용을 지불하고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남산 터널의 혼잡 통행료와 유사한 논리로, 혼잡을 유발한 당사자에게 비용을 부과해 전체적인 흐름을 개선하려는 시도입니다.
유료화가 실현된다면 그 수익금은 도로 확장이나 상하층 분리, 혹은 구간을 덮어 공원으로 조성하는 등 새로운 인프라 투자에 쓰일 수도 있습니다. 1,000 원 정도의 요금으로 30 분의 막힘이 사라진다면, 많은 운전자가 기꺼이 환영할 것입니다. 결국 고속도로는 지역 간 균형을 맞추고 장거리를 빠르게 잇는 핵심 동맥이어야 합니다. 무료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비효율을 걷어내고, 도로가 제 기능을 되찾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