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커뮤니티와 IT 업계에서 ‘AI 슬롭’이라는 신조어가 자주 거론됩니다. 원래는 AI 가 생성한 이미지나 텍스트가 무분별하게 쏟아져 나오는 현상을 지칭하던 이 용어가 이제는 앱스토어까지 확장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스테이블 디퓨전 같은 이미지 생성 AI 로 인해 저품질 콘텐츠가 범람했다면, 이제는 바이브 코딩 기술의 발전으로 아이디어만 있다면 UI 구색을 갖춘 앱도 단숨에 만들어낼 수 있게 되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특히 애플 앱스토어에서 이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안드로이드 마켓은 저품질 앱이 많기로 유명했지만, 상대적으로 검수 기준이 엄격했던 애플의 경우에도 AI 를 활용한 대량 생산 앱들이 넘쳐나면서 검수 시스템이 과부하 상태에 빠졌습니다. 단순히 몇 시간에서 몇 주로 대기 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넘어, 정통 개발자들이 내는 앱이 제대로 검토받기 힘든 환경이 조성된 것입니다. 이는 AI 수익화 전략을 강조하는 강의들에서 ‘양으로 밀어붙이라’는 조언이 보편화되면서 가속화된 결과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사용자와 개발자들은 새로운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폰이나 맥에서 텍스트와 이미지를 온디바이스로 분석해 AI 가 생성된 콘텐츠인지 판별하는 도구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서버에 의존하지 않고 기기 내부에서 작동하는 이 탐지기는 업로드 제한 없이 긴 문서나 여러 장의 사진을 스캔할 수 있어, 사칭 사기나 가짜 프로필을 가려내는 데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특히 로맨스 스캠이나 학생들의 과제 제출물처럼 AI 생성물이 혼입되기 쉬운 분야에서 이러한 검수 도구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현상이 영원할지는 미지수입니다. AI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거나 기술이 더 성숙해지면, 무분별한 양산형 앱들의 수는 줄어들고 질적인 경쟁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처럼, AI 기술의 폭발적 성장은 필연적으로 저품질 콘텐츠의 증가를 동반했습니다. 지금의 혼란이 새로운 생태계를 정립하기 위한 과도기인지, 아니면 AI 산업의 구조적 변화가 시작되는 신호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