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업계가 성장의 한계와 규제 강화, 금리 변동성이라는 복합적인 변수에 직면한 상황에서 DB손해보험이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종표 DB손해보험 사장은 수익성, 효율성, 해외 확장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경영의 방향을 잡으며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안정적인 사업 체력을 증명해냈다. 지난해 기준 매출 20조 663억원, 영업이익 2조 1136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조 5248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이익 규모는 다소 축소되었으나, 20조원대 매출을 유지한 점은 외부 환경이 험난함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기본기가 탄탄함을 시사한다.
정종표 사장의 경영 철학은 외형적 성장보다는 내실 있는 질적 성장을 우선시하는 데서 출발한다. 법인 영업과 개인 사업을 두루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대표 취임 이후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보험 중심의 전략을 펼쳤고, 정교한 손해율 관리에 공을 들였다. 이러한 효율 중심의 전략이 실적의 토대가 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디지털 혁신을 경영의 핵심 동력으로 삼아 국내 최초로 AI를 활용한 적정 수리비 검증 체계를 도입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머신러닝 기반의 보험금 관리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AI 자동심사를 확대함으로써 외제차 보험금 누수를 효과적으로 줄이고 운영 효율을 높였다.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해외 사업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1984년 괌 지점 개점을 시작으로 오랜 기간 기반을 다져왔다. 현재 뉴욕, 캘리포니아, 괌, 하와이 등 4개 지점을 통해 12개 주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지난해 미국 사업 수입보험료는 8000억원을 넘어서 국내 손해보험사 전체 해외보험료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베트남 시장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5년 현지 국영 보험사 PTI 지분 인수로 진출한 이후 사업 역량을 강화하여 현지 상위권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정 사장은 베트남 시장의 성공적인 안착을 발판으로 향후 인도네시아와 미얀마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주변국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