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사회를 둘러싼 담론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갈라치기’를 통한 정치적 생존 전략이다. 이는 단순한 정파 간의 대립을 넘어, 천 년 이상 이어져 온 사색당파의 유산이 현대 민주주의 체제에서 민초들의 감정과 결합하며 새로운 양상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 왕정 시대에 양반들이 중국 예법을 다투며 정쟁을 벌였던 방식이, 이제는 민주주의라는 이름하에 모든 권력이 민초에게 돌아간 상황에서 영남과 호남을 비롯한 지역적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 극단적 대립으로 재현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핵심은 정치 엘리트들이 민초들의 양극화된 정서를 의도적으로 자극하며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려는 전략적 선택에 있다. 지지율 통계를 보면 특정 정당 지지층 내에서 상대방 진영에 대한 배척감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정치인들이 협치라는 명분 아래에서도 실제로는 상대 진영을 설득하기보다 모욕하고 공격하며 자신의 지지층 결속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임을 시사한다. 결과적으로 정치인들은 민초들의 대립적 감정을 구현하는 꼭두각시로 전락하여, 외부의 거대한 경제 침체나 국제 정세 변화와 같은 외부 충격에 대응할 유연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특히 미국 대선 정국에서 부각된 도널드 트럼프와 같은 아웃사이더의 부상 가능성은 한국 정치의 취약점을 더욱 부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트럼프가 방위비 문제나 핵무장 논의를 통해 한국에 가하는 압박은, 내부적으로 이미 갈라진 패를 가진 한국이 외부의 급변하는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역사적 교훈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임진왜란이나 한일합방 당시처럼 내부의 분열이 외부 세력의 개입을 부르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으며, 이는 현재 진행형인 정치권 갈등이 단순한 이념 싸움을 넘어 국가적 생존 전략의 부재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뉴스 매체를 통해 오가는 여론을 살펴보면, 사람들은 서로를 설득하기보다 공격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상대방의 논리를 반박할 명분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모욕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이로 인해 투쟁 끝에 남는 것이 허무함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이러한 심리는 정치적 갈라치기가 표면적으로는 티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사회 전체의 균열을 가시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앞으로 한국 정치가 외부의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는, 이러한 내부의 분열을 극복하고 통합된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