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 커뮤니티와 SNS 상에서 번지의 신작 ‘마라톤’을 향한 극단적인 혐오 여론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스팀 등 공식 플랫폼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는 반면, X(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에서는 게임이 망하기를 바라는 듯한 공격적인 밈과 댓글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양극화된 반응의 중심에서 마라톤의 음향 디렉터인 엘리아스 투펙시스가 독특한 제안을 내놓아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그는 단순히 게임을 비판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특정 게임이 실패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시간을 낭비하는 행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불만족스러운 마음을 ‘지갑’으로 표현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이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개발자의 변명이 아니라, 현대 게임 팬덤이 보여주는 비합리적인 감정 소비 패턴을 정확히 짚어냈기 때문입니다. 많은 팬들이 과거 사랑했던 ‘데스티니 2’의 업데이트가 멈추고 새로운 프로젝트인 ‘마라톤’에 자원이 집중되는 상황을 반기지 못해, 마치 적을 쓰러뜨리듯 해당 게임의 부진을 기원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투펙시스는 자신이 일하는 팀 구성이 백인 남성 네 명과 백인 여성 두 명임을 밝히며, ‘깨어있는 좌파 이데올로기’ 때문에 망해야 한다는 주장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는 팬들이 게임의 질적 문제보다는 자신들이 가진 선입견이나 감정적 이입을 바탕으로 게임을 평가하는 경향이 강해졌음을 시사합니다.
사실 이번 논란은 마라톤의 음향 문제뿐만 아니라, 번지 스튜디오 내부의 예술적 방향성에 대한 불신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앞서 디지털 아티스트 안티리얼이 마라톤의 알파 버전 디자인에 자신의 2017 년작 포스터가 무단으로 도용되었다고 폭로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번지는 이를 인정하고 사과했으나,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스튜디오 내부의 관리 부실과 창의성 부족의 증거로 해석하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팬들은 마라톤을 단순한 신작이 아니라, 데스티니 2 의 유산을 갉아먹는 ‘시간과 인력의 도둑’으로 인식하게 되었고, 이에 대한 반발이 ‘망하라는 악플’이라는 형태로 표출된 것입니다.
앞으로 이 흐름이 어떻게 변할지 주목해야 할 점은 팬들의 반응이 단순한 감정적 해소를 넘어 실제 시장 성과로 이어질지 여부입니다. 음향 디렉터가 제안했듯, 불만을 가진 팬들이 실제로 게임을 구매하지 않거나 구매를 취소하는 등 지갑을 닫는 행동을 보인다면 이는 개발팀에게 가장 명확한 피드백이 될 것입니다. 반면, 온라인상에서의 맹비난만 지속되고 실제 판매량이나 체류 시간에는 큰 변화가 없다면, 이는 팬덤 내부의 감정적 공허함이 게임의 성패를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2026 년 3 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마라톤이 이러한 감정적 폭풍을 어떻게 헤쳐나가며, 팬들의 ‘지갑’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지켜보는 것이 향후 게임 시장의 중요한 트렌드 지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