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방아에 오르내리던 로드 로버가 드디어 실체를 드러냈다. 예전부터 랜드로버는 오프로드 성능을 상징하는 브랜드 이미지와 달리, 도로 주행에 특화된 모델을 만들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저지붕의 세단형 크로스오버 형태를 가진 차량이 개발 중이라는 루머가 2025 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돌기 시작했다. 당시 스파이샷에 포착된 프로토타입은 기존 랜드로버 모델들과는 확연히 다른 낮은 차체와 유선형 루프라인을 보여주며 큰 화제를 모았다.
많은 전문가와 팬들은 이 차량이 기존 벨라르의 후속작이거나, 아예 새로운 세그먼트를 개척할 모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심지어 랜드로버 측이 로드 로버라는 상표권을 등록해놓은 사실까지 알려지며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정작 공식 발표된 이름은 예상과 달랐다. 세련되고 독특한 이름 대신 범용적인 Range Rover GT라는 명칭이 선택된 것이다.
이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라인업의 연장선임을 명확히 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 기존 이미지와 다른 새로운 방향성
Range Rover GT는 랜드로버 역사상 다섯 번째 모델로 추가되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모델은 브랜드가 그동안 강조해온 거친 지형 주행 능력보다는, 포장도로에서의 주행 안정성과 정숙성을 최우선으로 설계되었다.
프로토타입 테스트 과정에서 드러난 낮은 바디와 공기역학적 설계는 이를 뒷받침한다. 기존 Range Rover 시리즈가 SUV 와 크로스오버 위주였다면, GT 는 쿠페와 세단의 특징을 혼합한 독특한 실루엣을 자랑한다.
이러한 변화는 전기차 플랫폼 전환과 맞물려 더욱 의미심장하다. 전기차는 배터리 탑재로 인해 바닥이 무거워지기 쉽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차체 높이를 낮추거나 무게 중심을 낮게 잡는 경우가 많다.
랜드로버가 GT 모델을 통해 도로 주행 특성을 강조한 것은 전기차 시대에 맞춰 브랜드의 기술력을 과시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아직 구체적인 기술 사양이나 배터리 용량, 주행 거리 등 상세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기 구동계를 기반으로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시장의 반응과 향후 전망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보면, 고급 SUV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브랜드들은 차별화된 모델을 찾기 시작했다. 기존 SUV 와는 다른 주행 감성을 제공하는 GT 는 이러한 시장 니즈를 정확히 파고든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SUV 와 세단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어, GT 의 등장 시기는 적절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다만, ‘로드 로버’라는 친숙한 별명이 공식 명칭에서 사라진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랜드로버는 올해 말까지 이 모델에 대한 더 많은 세부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프로토타입 테스트가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으므로, 실제 양산형의 디자인과 성능이 어떻게 구현될지 주목된다.
만약 예상대로 도로 주행에 최적화된 성능을 보여준다면, 랜드로버는 단순한 오프로드 브랜드를 넘어 종합적인 프리미엄 모빌리티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기존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성능이라면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라는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
이제 남은 것은 실제 주행 성능과 가격 정책이다.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GT 가 어떤 가격대에 출시될지도 중요한 변수다.
만약 프리미엄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뛰어난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면, 기존 Range Rover 소유자뿐만 아니라 새로운 고객층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랜드로버가 이번 GT 모델을 통해 어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지, 그리고 이것이 자동차 산업의 흐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