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상 제작 현장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AI 도입 비용의 급격한 상승입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200~300만원 수준이었던 15분 분량의 단편 영화 제작에 필요한 토큰비가 이제는 1200~1500만원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이 같은 비용 폭등은 단순한 기술 도입의 문제를 넘어 산업 전체의 생존 전략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비용이 많이 투입될수록 결과물의 퀄리티가 결정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기술과 정보의 계급 차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비용 격차가 만드는 새로운 계급 사회
양윤호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은 최근 열린 간담회에서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하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AI 벤처 회사들이 막대한 토큰비를 감당하며 따라갈 수 있을지에 대한 대안이 시급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과거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하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지만, 이제는 자본력이 뒷받침된 대규모 토큰 소모가 필수적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미디어 업계에서는 생성형 AI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인재를 구하는 경쟁이 치열해졌고, AI 영화제 등을 통해 지방 인력들도 활발히 채용되는 등 인재 수요의 변화도 뚜렷합니다.
하지만 인재만 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CJ ENM 백현정 담당은 개별 기업 단위로 지원이 이뤄지다 보니 단발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과거 대비 전기료가 2.5~3배 오른 상황에서 소규모라도 통합 GPU를 갖춘 제작센터를 마련해 콘텐츠 기술과 AI 제작사를 집적하는 허브화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개별 기업이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기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정부 주도로 생태계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집니다.
## 인프라 집적화와 IP 보호의 미래
장경익 스튜디오드래곤 대표는 블록버스터 작품에 과감히 투자해 확보한 IP로 산업 전반을 지원하는 정책적 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정부 또한 외산 파운데이션 모델 의존 구조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개별 기업이 외산 모델을 쓰면 데이터가 모두 해외로 나가 우리 IP가 학습에 재활용되는데 이를 주장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콘텐츠를 보호하면서 결과물을 역량으로 받아낼 그릇이 필요하다는 설명은 향후 정책 방향성을 시사합니다.
문체부는 이날 논의를 가칭 글로벌 AI 문화강국 전략에 반영할 예정입니다. 최 장관은 생성형 AI가 창작자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라고 평가하면서도, 범용 AI 시장에서는 조금 늦었을지라도 AI 콘텐츠 시장에서는 확실하게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서울 마포구 CJ 4DPLEX를 방문한 최 장관은 AI-VFX 제작 통합 플랫폼 구축 현장을 직접 점검하며 실제 적용 사례를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 긴장감이 어떻게 구체적인 정책으로 이어질지입니다. 1500만원이라는 토큰비 장벽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산업의 진입 장벽을 의미합니다.
만약 정부가 통합 허브를 구축하고 IP 보호 장치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대형 자본을 가진 기업들만 AI 시대를 주도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적절한 인프라 지원과 정책적 배려가 이루어진다면 중소 제작사들도 AI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입니다.
다음 달 발표될 구체적인 지원 방안과 허브 구축 일정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