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현장을 둘러싼 스마트폰 사용 규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전북교육청이 최근 발표한 ‘스마트폰 쉼표학교’ 운영 계획은 단순히 기기를 치우는 것을 넘어 학생 스스로 디지털 기기와 건강한 관계를 맺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2022 년부터 도내 모든 학교에 1 인 1 스마트기기 보급이 완료된 상황에서 오히려 사용 기준이 제각각이라 혼란이 가중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통일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최근 초중등교육법 개정으로 수업 중 스마트기기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점도 정책 추진의 중요한 배경이 되었습니다.
## 강제 금지가 아닌 자율 조절의 시작
전북교육청이 내세운 ‘쉼표’라는 이름은 정책의 핵심 철학을 잘 보여줍니다. 과거처럼 무조건 기기를 압수하거나 통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사용 시간을 조절하는 힘을 기르는 데 주력합니다.
이를 위해 학교 현장에 활용할 수 있는 학칙 개정 예시안을 개발해 보급할 계획입니다. 각 학교는 이 예시안을 바탕으로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자신들의 상황에 맞는 기준을 마련하게 됩니다.
스마트폰 사용이 제한되는 시간에는 놀이, 독서, 체험활동 등 오프라인 프로그램과 디지털 시민성 교육이 운영되어 빈 시간을 채웁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디지털 기기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순간에 멈춤을 찍어 삶의 균형을 찾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 4 개년 로드맵과 단계적 확대 전략
이 정책은 단발성 행사가 아닌 2026 년부터 2029 년까지 이어지는 4 개년 운영 계획의 일환입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공청회와 사업설명회를 거쳐 시범 운영을 맡을 준비학교 5 곳을 우선 선정합니다.
준비학교는 학생생활규정 개정과 대체 프로그램 운영, 가정 및 지역사회 연계 교육, 운영 성과 분석 등 기초 작업을 수행하게 됩니다. 이어 2027 년에는 20 개교의 도전학교가 선정되어 보드게임, 신체활동, 독서토론 등 구체적인 대체 프로그램과 디지털 시민성 교육을 시범 운영합니다.
이때 학생의회나 학생자문단이 구성되어 정책 설계에 직접 참여하는 점도 눈에 띕니다. 2028 년에는 시군별 1 개교 이상씩 거점학교 40 개교로 확산해 검증된 모델을 지역에 넓히고, 2029 년에는 희망학교 60 개교 이상으로 자율 확산을 통해 도내 전면화를 목표로 합니다.
## 학교와 가정, 지역이 함께 만드는 디지털 문화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학교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합니다. 전북교육청은 학교, 가정, 지역사회가 연계된 체계 구축을 3 대 추진 방향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준비학교부터 가정과 지역 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 성과를 분석합니다. 2028 년에는 지역 협의체를 정례화하고 업무 협약을 확대하며 2 차 효과성 평가를 병행할 예정입니다.
이는 디지털 기기의 사용이 학교라는 공간에만 머무르지 않고 가정 생활과 지역 사회 활동까지 연결되어 일관된 문화로 자리 잡기를 바라는 의지입니다. 장기영 미래교육과장은 무조건 막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조절하는 힘을 기르는 정책이라고 강조하며, 학교와 가정, 지역이 함께 건강한 디지털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앞으로 주목해야 할 변화와 시사점
이번 정책은 교육부에서 올해 2 학기부터 추진하는 ‘스마트폰 없는 학교’와 큰 틀에서 맥을 같이하지만, 전북형 모델은 자율 조절과 단계적 확산에 더 무게를 둡니다. 2029 년에는 우수 모델을 표준 매뉴얼로 정리해 전국에 공유하고 4 개년 종합 성과평가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학부모와 교사들은 이제부터 학교별 학칙 개정 방향과 대체 프로그램의 구체적 내용을 주목해야 합니다. 특히 준비학교로 선정된 5 개교의 운영 사례가 어떻게 형성될지가 향후 전체 도내 학교의 방향성을 결정할 중요한 지표가 될 것입니다.
디지털 기기가 일상화된 시대에 학생들이 기기를 통제당하는 존재가 아니라 기기를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을지, 그 첫걸음이 전북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