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 공기가 뜨거웠던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열린 세계 최고 권위의 해킹 및 보안 컨퍼런스 데프콘 34에서 한국 피지컬 인공지능 보안 전문기업 아우토크립트가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기업은 자동차 해킹 대회인 Car Hacking Village CTF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모빌리티 보안 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2022년 대회에 처음 참가한 이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해 온 아우토크립트가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순한 행운이 아닌 꾸준한 기술 축적의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대회는 총 83개 팀이 참가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진행되었다. 아우토크립트는 시작 후 25시간 만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며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전체 대회 시간이 50시간인 점을 고려하면 절반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우승을 확정지은 셈이다. 지난해 세계 3위에 이어 올해는 첫 우승을 차지하며 글로벌 자동차 사이버보안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는 단순한 해킹 실력을 넘어 실제 차량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보안 취약점을 분석하고 대응하는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의미한다.
## 실제 차량을 겨냥한 글로벌 보안 경쟁의 본질
데프콘 Car Hacking Village CTF는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해킹 대회와 차별화된 특징을 가진다. 이 대회는 2015년 데프콘 23부터 운영되어 왔으며 자동차 해킹과 차량 사이버보안을 주제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차량 전자제어장치와 임베디드 보드, 실제 차량 등 자동차 환경을 대상으로 다양한 보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일반적인 CTF와 달리 실제 자동차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이버보안 취약점을 분석하고 공격 가능성을 검증하는 과제를 수행한다.
실제 차량을 대상으로 보안 취약점을 분석하고 대응 역량을 겨룬다는 점에서 차량 사이버보안 분야의 대표적인 국제 대회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우승의 기반에는 아우토크립트가 정부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축적해온 자동차 사이버보안 기술 역량이 자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R&D 사업을 수행하며 글로벌 수준의 자동차 사이버보안 기술을 개발해 왔다.
또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 구축된 자동차 사이버보안 센터를 활용해 실제 차량 환경에서 보안 기술을 연구하고 검증해 왔다. 이처럼 국내 자동차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정부와 기업, 유관기관이 기술 개발과 실증을 위해 함께 구축해온 기반이 이번 대회 우승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 인간과 AI의 협업이 만든 새로운 보안 패러다임
아우토크립트는 이번 우승 과정에서 자체 구축한 AI 기반 보안 분석 협업 플랫폼을 활용했다. 여러 AI가 취약점을 찾고 공격 가능성을 분석하는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면 아우토크립트의 화이트 해커가 분석 결과를 검토하고 다음 단계의 대응 방향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사이버공격이 더욱 빠르고 정교해지는 가운데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분석하는 AI의 능력과 실제 보안 위협을 판단하고 대응하는 전문가의 경험을 결합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아우토크립트는 이번 대회를 통해 AI와 보안 전문가의 협업 방식이 복잡한 자동차 보안 문제를 보다 신속하게 분석하고 해결하는 데 효과적임을 확인했다.
김덕수 아우토크립트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해킹 무대에서 첫 우승을 거둔 것은 자동차 보안 전문가들이 실제 차량 환경에서 축적해온 기술과 경험이 결합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올해 데프콘에서 자율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새로운 해킹대회가 신설되는 등 보안 분야의 경쟁이 AI의 분석 능력과 인간 전문가의 판단력이 결합되는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 검증한 인간-AI 협업형 분석 역량을 보안 서비스에 적용해 고객이 보안 위협을 보다 빠르게 발견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변화는 향후 자동차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차량 내부의 전자제어장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외부 공격에 노출될 수 있는 지점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단순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넘어 물리적 차량 구조와 결합된 보안 위협에 대응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아우토크립트의 이번 우승은 한국 기업이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음을 시사한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번 대회에서 검증된 AI 협업 모델이 실제 상용 서비스에 어떻게 적용될 것인가이다. 아우토크립트는 향후 이를 차량 취약점 진단과 침투 테스트 등 고객 대상 보안 서비스에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대회 우승을 넘어 산업 전반의 보안 표준을 재정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한국 모빌리티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이러한 AI 기반의 선제적 보안 대응 체계가 필수적이다.
이번 우승이 한국 자동차 보안 산업의 새로운 도약점이 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