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오토 차이나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한국 시장을 향한 글로벌 브랜드들의 전략적 선회였다. 특히 푸조와 지커라는 두 브랜드가 한국 도로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그리고 왜 지금 프리미엄과 기술력을 앞세워 공략을 강화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신차 출시 소식이 아니라, 한국 자동차 시장이 가진 높은 진입장벽과 소비자의 까다로운 안목을 고려한 정교한 접근법이기 때문이다.
푸조 브랜드의 알랭 파베이 CEO는 한국 시장에서 푸조 차량이 더 많이 달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한국 시장이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신규 대형 모델과 전동화 기술을 앞세워 다양한 세그먼트를 공략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특히 ‘콘셉트 6’와 ‘콘셉트 8’ 같은 대형 모델의 한국 출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언급하며,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 전역의 요구를 충족하겠다는 구상을 전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기술적 접근 방식이다. 둥펑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 고객이 선호하는 스마트 솔루션과 자율주행 기술을 수용하되, 서스펜션 세팅과 주행 감각은 푸조 고유의 프랑스 감성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스티어링 휠이 사라지는 시대가 오더라도 ‘주행의 즐거움’이라는 모토를 끝까지 지킬 것이며, 게임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스티어 바이 와이어 기술이 새로운 운전의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동화 시대에 소홀해지기 쉬운 드라이빙 감성을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확고한 철학을 보여준다.
한편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인 지커 역시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보다는 브랜드 가치 인정을 우선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쉐량 부사장은 당장의 판매 수치에 연연하기보다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한국 고객이 자연스럽게 브랜드 가치를 인정하게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충전 시설과 배터리 스와핑 스테이션 같은 프리미엄 인프라 투자가 뒷받침될 때 한국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커의 미래 모빌리티 로드맵은 전고체 배터리와 완전 무인 로보택시를 축으로 2030년까지의 성장을 준비하는 데 있다. 올해 전고체 배터리 탑재 프로토타입을 선보이고, 내년부터 1000 회 이상의 충방전 테스트를 거쳐 2030 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레벨 2+ 수준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탑재한 모델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뒤, 2027 년에는 차세대 레벨 4 완전 무인 로보택시를 공개할 계획이다. 한국 시장의 높은 안목을 고려해 다양한 브랜드 차량에 자율주행 기능을 전면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의지도 함께 전했다.
이 두 브랜드의 전략이 주목받는 이유는 한국 소비자가 단순히 사양이나 가격만 비교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철학과 기술적 완성도, 그리고 주행 경험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안목을 갖췄기 때문이다. 푸조가 강조하는 ‘e-DNA’와 ‘주행의 즐거움’, 지커가 내세우는 ‘전고체 배터리’와 ‘레벨 4 자율주행’은 각각 감성과 기술의 정점을 보여주려는 시도다. 한국 도로에서 이들이 어떻게 자신의 정체성을 증명할지, 그리고 한국 소비자가 이 새로운 접근법을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지는 향후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읽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특히 전동화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차별화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각 브랜드가 고유의 감성과 기술력을 어떻게 결합해 한국 시장에서 승부를 볼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