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최근 가장 큰 웃음과 동시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사건은 램이 자사 공식 굿즈 스토어에 올린 AI 생성 티셔츠 디자인이다. 이 티셔츠에는 ‘램 파워’라는 문구와 함께 미국 국기가 배경으로 깔린 픽업트럭이 그려져 있었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차체는 램이 아닌 토요타 타코마의 이전 세대 모델이었다.
그릴 중앙에는 분명히 RAM이라는 글자가 박혀 있었지만, 헤드라이트의 각도와 차체 전체의 실루엣은 토요타 타코마의 특징을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이는 생성형 AI가 텍스트 프롬프트를 입력받아 이미지를 만들 때, 브랜드 로고와 차체 형태를 분리해서 인식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전형적인 할루시네이션 현상으로 보인다.
단순히 디자인 실수로 치부하기엔 스텔란티스 그룹의 과거 행보가 이 사건에 더 깊은 맥락을 부여한다. 그룹은 과거에도 플랫폼 공유나 리배징 전략을 통해 비용 효율을 극대화해 왔으며, Charger와 Durango 같은 모델을 장기간 생산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AI를 활용해 마케팅 자료를 빠르게 생성하는 과정에서 브랜드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일이 발생해도 놀랍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티셔츠 배경에 그려진 미국 국기의 별 개수였다. 50 개가 아닌 38 개의 별이 그려진 국기는 AI 가 지리적 사실까지 왜곡해 버렸음을 보여준다.
이는 AI 가 단순히 이미지를 합성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 학습 과정에서 존재하지 않는 국가 구조를 만들어내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연출했다.
이 사건은 자동차 브랜드가 마케팅에 AI 를 도입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명확히 시사한다. 기술의 속도와 효율성을 추구하다 보면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가 희석되거나, 경쟁사의 디자인 요소가 무심코 차용될 수 있다는 경고다.
앞으로는 AI 가 생성한 콘텐츠가 실제 차량의 디테일과 브랜드 철학을 얼마나 정확히 반영하는지 검증하는 과정이 마케팅의 필수 절차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