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무역 전쟁의 형태에서 정보전의 양상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보복 관세나 무역 통제 같은 눈에 보이는 충돌은 잠시 주춤한 사이, 양국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치열한 정보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연방수사국인 FBI가 중국 정보기관의 활동으로 의심되는 웹사이트 도메인 13개를 압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흐름이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들의 작전 방식은 상당히 교묘했습니다. 컨설턴트나 분석가를 뽑는다는 가짜 채용 공고를 내세워 지원자를 모은 뒤, 업무 관련 보고서나 비공개 정보를 요구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특히 보안 인가를 보유했거나 정부 기밀에 접근 가능한 미국 공직자와 군 관계자들이 주요 표적이 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운영자들은 도용한 신원 정보와 사진, 그리고 인공지능으로 생성된 이미지를 활용해 실제 컨설팅 업체인 것처럼 웹사이트를 꾸몄습니다. 링크드인 같은 구인 플랫폼에도 채용 공고를 게시해 지원자를 유인했고, 정보 제공 대가로 암호화폐를 제시하며 신원을 숨기는 데 성공했습니다.
FBI는 이와 유사한 목적으로 운영되는 사이트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 중입니다.
이 조치는 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가 중국의 온라인 채용 플랫폼을 활용한 정보 수집 활동을 경고한 지 일주일 만에 이뤄졌습니다. 중국 측은 소위 간첩 위협론을 날조된 악의적 비방이라고 반발했지만, 오픈AI가 챗GPT를 이용해 미국 내 갈등을 부추기는 만평과 댓글을 생성한 사례까지 겹치며 경계심은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중 간 정보전은 더욱 다양한 디지털 도구를 통해 펼쳐질 가능성이 큽니다. 단순한 데이터 수집을 넘어 여론을 조작하고 정치적 쟁점을 활용하는 방식까지 진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역시 글로벌 정보 흐름 속에서 어떤 새로운 위장술이 등장할지, 그리고 AI가 어떻게 정보전의 무기가 될지 주목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