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K 푸드는 한류 열풍에 편승해 일시적으로 주목받는 소비재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삼양식품의 김정수 부회장은 이러한 공식을 깨뜨리며 K 푸드가 유행을 타는 단발성 상품이 아니라, 글로벌 수요를 반복적으로 창출하는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삼양식품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매출 2조 원을 돌파하고 식품 업계 최초로 9 억 달러 수출탑을 달성한 배경에는 김 부회장이 정립한 ‘스케일업 공식’이 있었다.
김 부회장의 핵심 경쟁력은 특정 히트상품 하나를 만들어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브랜드의 폭발적 인기를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로 전환시킨 점에 있다. 식품 업계에서 메가 히트 상품은 대부분 일시적 유행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불닭볶음면은 예외였다. 이 제품은 글로벌 팬덤을 형성한 뒤, 이를 기반으로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유통망을 확장하며 지역별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전략적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실제로 불닭 수요가 급증하던 시기에 삼양식품은 밀양 1 공장에 이어 밀양 2 공장을 완공해 장기적인 수요를 흡수할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나아가 중국 현지 생산기지 구축을 추진하며 글로벌 수요를 지역별로 분산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완성했다. 이러한 인프라 확충은 단순한 판매량 증가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36 년 만에 선보인 ‘삼양 1963’을 통해 또 다른 도전을 시작했다. 불닭이 글로벌 매운맛의 표준을 정립했다면, 삼양 1963 은 우지를 활용한 깊은 맛으로 국물 라면 시장에서 새로운 흐름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이를 통해 삼양식품의 정신을 잇는 새로운 출발점을 마련하며, 60 년의 역사 위에서 향후 100 년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는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기업의 생존력을 높여나가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