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업계에서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먼저 시도하면서도 그 결과를 숫자로 증명해낸 대표적인 실용주의자로 평가받는다. 1 세대 채권운용 전문가로 이름을 알린 그는 메리츠종금증권과 메리츠화재를 거쳐 메리츠금융지주를 이끌며 중소형 금융사를 업계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금융 지주사 시장에서 그의 경영 방식은 단순한 변화를 넘어 실적이라는 명확한 지표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최근 성과는 비은행 금융지주 부문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는 평가로 요약된다. 2025 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2 조 3501 억원을 기록하며 3 년 연속 2 조 원대 클럽에 안착한 것은 그 대표적인 예다. 총자산은 135 조 4580 억원에 달하며 자기자본이익률인 ROE 는 22.7% 를 유지해 업계 최고 수준을 보여줬다. 이러한 수치는 비은행 지주사로서는 물론 4 대 은행 금융지주까지 위협할 만한 존재로 성장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김 부회장이 주도한 ‘효율 경영’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2023 년 단행한 ‘원 메리츠’ 체제 전환은 핵심적인 전환점으로 꼽힌다.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화재와 증권을 지주사의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면서 기존 3 개 상장사 체제에서 발생하던 의사결정 지연과 소통의 한계를 해소했다. 계열사에 사업 권한을 위임하되 중요한 이슈는 유기적으로 논의하는 구조로 개편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 과정에서 김 부회장의 역량이 선명하게 드러났다고 분석한다.
주주환원과 자본배치 전략 역시 김 부회장의 경영 능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작용했다. ‘원 메리츠’ 전환 발표 이후인 2023 년부터 2025 년 말까지 누적 총주주수익률은 173.6% 에 달했으며, 3 년간 연평균 수익률도 39.9% 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다른 지주사와 보험사를 상회하는 수치로, 시장에서는 메리츠금융을 ‘국내 유일의 월가 스타일 기업’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김 부회장은 효율적 지배구조와 자본배치, 투명한 소통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 비은행 금융지주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