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수요가 둔화되면서 석유화학 산업은 긴 겨울을 맞이했다. 에너지 가격의 등락까지 겹치며 업계 전체가 수익성 악화와 구조조정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불황 속에서도 금호석유화학은 비교적 탄탄한 실적을 유지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조 9151억 원, 영업이익 2718억 원을 기록하며 업황 둔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증명했다.
이 같은 성과는 단순한 경기 변동을 넘어 산업 구조가 재편되는 시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로 평가된다. 박찬구 회장은 올해 경영 방침으로 ‘Act Ahead’를 내세웠다. 이는 시장 변화에 앞서 대응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범용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고부가가치 합성고무로 무게를 옮기는 전략을 가속화했다. 전기차 시장 확대와 고성능 타이어 수요 증가에 맞춰 여수 공장에 연산 3만 5000t 규모의 SSBR 생산 설비 투자를 완료한 것이 대표적이다. 가격 경쟁이 아닌 기술 경쟁으로 사업의 초점을 옮기면서 바이오 기반 SSBR 등 친환경 소재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단순히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 그치지 않고 ESG 경영을 실질적인 경쟁력으로 승화시킨 점도 눈에 띈다. 2050 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온실가스 감축과 친환경 사업 전환을 추진한 결과, 글로벌 ESG 평가기관으로부터 ‘최고 평가 기업’에 선정되었고 MSCI ESG 등급도 BBB 로 상향 조정됐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 전반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예고된 지금, 선제 대응 여부가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외형 확대보다는 원가 절감과 위험 관리에 집중하며 흑자 체질을 구축해나가고 있으며, 이는 산업 침체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